제주신문
기획특집작가의 작업실
"일방적 흐름 벗어나 또 하나 세계 창조"(17) 정재훈 작가
'나' 넘어 사회적 쟁점 소재 작업
비현실적 혼란스러움 오롯이
직관적·솔직한 작가 표현 방식
임청하 기자  |  purenmul@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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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26  20: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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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임청하 기자] 하루 24시간 인터넷으로 실시간 연결되는 세계에 살고 있다. 이런 디지털 세상에서 대중 사이에 논란인 쟁점을 모르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다.

   
▲ 정재훈 작가.

정재훈 작가(25)는 주변에서 일어나거나 대중매체로 접하는 이슈를 작업의 주 소재로 삼는다. 하나의 이슈에 대한 작가 자신의 생각이나 그로부터 일어난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고 그리기 시작한다.

소위 사회에서 뜨겁게 달궈지는 논란거리가 처음부터 작업 재료는 아니었다. ‘나’로부터 시작한 작업을 평범하다고 여기게 되면서 뭔가 의미있는 걸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자 사회적인 쟁점으로 시선이 옮겨졌다.

이후 작업을 거듭하면서 깨달은 게 있다. 어떤 대상을 보고 생각하는 일련의 과정 자체를 돌아보니 그에 대한 정보는 스스로 경험한 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접하는 정보들은 결국 ‘가상’의 성질을 띠고 있다는 말이다. 각종 매체 또는 대상의 목적에 맞게 이미지가 재창조되면서 본질을 아는 게 더욱 어려워진다.

이를 깨닫고 작가는 좀더 자유로워졌다.

이슈를 다루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게 전달해야하는 부담을 늘 갖고 있었다. 그러나 가상의 정보들이란 것을 알게 되고 작품에 명확한 메시지를 넣지 않게 됐다.

오히려 비현실적인 분위기에 날개를 달듯 혼란스러움을 고스란히 표현한다. 한 주제에 대해 확고한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닌 직관적이면서도 솔직함을 드러내는 작가만의 방식이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A라는 입장인 거 같기도 하지만 실은 뭐가 뭔지 모르겠어”라고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대화를 풀어낸다.

그는 약 1년 전부터 아이패드로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기존에 아이디어를 캔버스에 스케치하는 방식에서 디지털까지 영역을 넓혔다. 만화가가 꿈이었던 그는 가상공간을 만들고 싶었고 사진을 합성해보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종이는 안 맞으면 다시 지워야 하는 단점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소시켜 준 게 아이패드였다.

   
▲ 정재훈 작 ‘파치 6 (mandarinauts adventure)’.

평소 물감이 작품 위에 얇게 발라지는 것을 선호했는데 자주하던 유화 작업보다 디지털 방식이 더 적합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이미지 또한 그에 맞춰 변했다.

“물감으로 그리면 경직되고 차분한 느낌이 강한데 아이패드로 그리면 터치가 과감해져서 그런지 원색도 사용하고 여러 시도를 해 보게 되는 거 같다”며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그의 작업은 뭔가를 전하는 메시지보다 이미지에 초점을 맞춘다. 작품에 있어 구성이나 효과, 색감에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어떤 것을 말해주려고만 하는 것보다 대상을 예쁘게 또 화려하게 그리다보면 감상하는 입장에서 즐겁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작가는 스스로를 ‘가상의 정보들이 떠다니는 비현실적 공간을 디지털로 표현하고 싶은 작가’라고 정의했다. 실제 세계에 주저앉지 않고 새로움을 모색하는 모습이었다.

그가 만든 ‘디지털 세계’에서의 총합은 다시 또다른 공간과 관점을 축조한다. 현재가 가리키는 일방적인 흐름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관점으로 만드는 그것은 또 하나의 세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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