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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긴급재난지원금 유감(有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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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27  17: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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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속담에 공꺼엔 ᄒᆞ(+아래아)민 눈도 뻘겅, 코도 뻘겅이란 말이 있다. 공짜라면 너무 좋고 흥분돼서 눈도 빨개지고 코도 벌렁벌렁 해진다는 말이다. 공짜의 해독을 앙증맞게 경고하고 있는 속담이다.

코로나19 확산이 불러온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국민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시행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소득 하위 70%4인가구 기준으로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밝혔으나, 이후 집권당인 민주당이 온 국민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 정부가 이 안을 받아들이면서 모든 국민에게 무상으로 지원되고 있다. 각 시도 등 자치단체들은 긴급재난지원금 말고도 소득이 평균 70% 아래로 떨어지는 이들을 위해 또 별도의 지원금도 주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코로나19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제주형 재난긴급생활지원금123000여 세대에게 뿌려졌다. 전체 지원금은 401억원이다. 이에 따라 200만원 넘는 수혜자도 생겨났다.

이보다 앞서 국회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통과시키면서 긴급재난지원금은 선불카드, 신용카드 포인트, 지역상품권 등의 형태로 5월 중순부터 지급되도록 했다. 대한민국, 아니 단군 개국 5000년 만에 처음으로 공짜돈이 온 누리를 뒤덮고 있는 형국이다.

문제는 지원금의 재원이다. 이 보조금을 국민이 낸 세금으로 메꿔야 하는 건 물론이다. 내년 나라살림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올해보다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여야 한다. 자연히 세금이 내년엔 대폭 높아지게 됐다.

갑자기 재난 지원금을 주기위해 정부는 올해분 세금을 더 거둬들이는 동시에 국방, 사회간접자본(SOC), 국외 차관, 환경, 농어업, 교육 분야 예산을 줄여 총 7조원의 예산 다이어트를 논의 중이다. 당초 마련된 국방예산에서 가장 많은 9000억원을 삭감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방 관련 예산에서 북한 인근에 정찰기를 띄우거나 군사훈련 연습을 중지축소하는 등의 예산이 1차로 줄어들었다. 국방과 교육분야가 어느 정도 탄탄해 일부 예산 삭감은 버틸 수 있다는 계산에서 이런 예산전환이 논의됐다. 그렇지만 코로나로 직접 피해가 없는 중산층 및 고소득 가정들이 재난지원금을 받아서 아이들 자전거 사고, 외식 프랜차이즈에서 스테이크를 사먹고, 미용실과 네일숍에 가고, 향수를 구입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는 부정적 시각은 여전하다. 정말로 피해가 극심한 소상공인들에게만 재난지원금을 투입하면 될 것을, 과도한 예산지출을 정부가 자초했다는 지적 역시 만만치 않다.

정부가 이 같은 여론에도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을 펼친 데는 현 정부가 내세운 '소득주도성장' 논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소득(긴급재난지원금)소비투자성장'이라는 밑그림과 들어맞는다. 한편으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선심성 포퓰리즘 같은 당근책을 내밀었다는 주장 또한 일리가 있다. 재난지원금 기부운동도 일각에서 펼치고 있지만, 일부 극소수 부유층을 제외하곤 최고 수 백만원에 달하는 공돈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14조원에 달하는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

어찌 보면 후대에 물려줄 예산을 미리 쓰는 셈이다. 따라서 정부는 미리 지출하는 예산인 만큼 정말 제대로 쓸 수 있도록 물꼬를 잘 터야 한다. 국내 내수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그것이 얼어붙은 경제에 새살을 돋우는 촉진제가 되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야 한다. 이참에 세금 많이 내는 사람들에게 잠시라도 고마운 생각을 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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