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임청하 기자] #고단한 하루에 지친 교사에 전하는 따듯한 위로

▲ 책 ‘당근 유치원’ 표지.

안녕달 ‘당근 유치원’ (창비, 48쪽, 1만3000원)

코로나19 사태로 사회 각계각층에서 비대면으로 접촉하는 방식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래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첫 입학한 아이들이 선생님과 교감하는 순간들이 더욱 의미있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책 ‘당근 유치원’은 아기 토끼가 새 담임 선생님인 곰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아기 토끼의 눈에 비친 곰 선생님은 덩치가 산처럼 크고 목소리는 쩌렁쩌렁하며 힘만 세다. 게다가 같은 반 친구들은 모두 제멋대로다. 툭하면 아기 토끼와 싸움이 붙기 일쑤다. 그래서 아기 토끼는 아침마다 ‘유치원에 가기 싫어’라고 엄마에게 떼를 쓰지만 혼나기만 한다.

어느 날, 아기 토끼가 슬프고 화가 났을 때 곰 선생님이 다가와 다정하게 위로해준다.

또 곰 선생님은 아기 토끼가 바지에 싼 똥을 흙이라고 깜빡 속아주고, 아기 토끼가 어설프게 만든 작품도 멋있다고 칭찬한다.

그 이후 아기 토끼에게 마법같은 순간이 찾아온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곰 선생님이 예뻐 보이기 시작하고 심지어 ‘나는 우리 선생님이랑 결혼해야겠다’라고까지 생각한다.

어느새 유치원 생활이 핑크빛으로 변한 것이다.

끊임없이 교사에게 관심을 요구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한번쯤 누구나 접해봤을 장면이다. 아이들 곁에서 쉽사리 지칠 법도 한데 묵묵히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교사의 모습은 뭉클하게까지 느껴진다.

저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일했던 교사들과 직접 대화하며 느낀 것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써 내려갔다.

그가 만났던 씩씩한 선생님의 모습을 본떠 곰 선생님을 탄생시켰다. 이런 선생님이라면 늘 애정을 갈구하는 아이들을 잘 돌봐줄 수 있을거란 기대를 책에 담았다.

이와 함께 저자는 책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아이들과 건강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

책은 곰 선생님이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유치원에 남아 뒷정리를 하며 발표회를 준비하고, 늦은 시간 퇴근하는 것을 보여준다.

별이 박힌 밤하늘을 보며 ‘푸핫’하고 웃는 곰 선생님의 모습에서 고단한 하루에 지치면서도 아이들의 서툰 행동을 보듬는 교사의 일상을 통해 이 시대 모든 교사들을 위로하고 있다.

책의 모든 그림은 저자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은 색연필로 그려졌다.

당근 유치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있다보면 초여름에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어느새 직접 느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책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 표지.

#세계에서 찾은 한국 박물관의 미래

김정학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 (곰곰나루, 328쪽, 2만원)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 관장이 지난 10년동안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미국, 캐나다, 호주 박물관 36곳의 현장을 직접 찾아 그곳에서 느낀 것들을 정리해 펴낸 책이 나왔다.

책은 세계 곳곳의 박물관 현장에서 ‘무릎을 친’ 경험을 살려 우리의 박물관은 어떻게 세우고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 모색해본다.

특히 ‘눈으로 보는(Eyes on)’ 박물관에서 ‘체험하는(Hands On) 박물관’으로, ‘이해하는(Minds On)’ 박물관에서 ‘느끼는(Feels On)’ 박물관으로 이행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해 국내 박물관 현장과 연계해 비교한다.

저자가 방문한 박물관들은 지역이나 국가를 대표하거나 전쟁, 학살, 갈등이나 교육, 종교, 민속 또는 삶과 죽음 등의 주제를 각각 대표한다.

오프라인 박물관은 물론이고 온라인 박물관을 찾지 않는 이들과 더 많이 교감하는 박물관과 특정 장소에 제한하지 않고 이동하는 이색 박물관 등을 두루 다룬다.

▲ 책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 표지.

#미니멀리즘을 넘어 일상에서 나를 찾는 방법

에린남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상상출판, 240쪽, 1만4000원)

책 제목대로 어느 날, 저자는 미니멀리스트라고 선언한다. 하루아침에 미니멀리스트라고 자신을 말하면서 겪게 되는 ‘일상 변화 도전기’가 여기 있다.

책은 비우고 다시 채우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집뿐만 아니라 가치관, 삶의 태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준다.

라이프 스타일 유튜버이기도 한 저자는 자신만의 미니멀 라이프를 공유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뭐든지 도전해보고 싶은 용기’를 전한다.

호주 이민 3년차인 그는 할 일은 갈수록 넘쳐나고 시간은 모자라면서 삶은 점점 복잡해짐을 느낀다.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하기 싫은 일’부터 떠올릴 지경에 이르자 ‘집안일을 하지 않으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일이 불가능한 것을 알고 대신 집안일을 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저자는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에서 작은 해방감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사소한 즐거움으로 삶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책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표지.

#다섯 권의 고전으로 떠나는 인문학 여행

설민석 ‘설민석의 책 읽어드립니다’ (단꿈아이, 288쪽, 1만5000원)

스타강사 설민석이 고전들을 이야기로 풀어낸 인문교양서가 나왔다.

책은 그가 최근 방송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에서 강독을 진행하며 만난 ‘인생 책’들을 추려 못다 한 이야기를 펼친다.

특히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다섯 권의 책을 선정해 내용과 맥락을 저자만의 해석으로 쉽고 재밌게 이야기한다.

책에 나온 다섯 권의 책 모두 땅(地)과 사람(人)의 삶 모두를 함축한다.

땅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인간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다.

알베르트 카뮈의 ‘페스트’,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 제러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을 통해 인간의 삶을 이야기한다.

특히 ‘페스트’의 경우 올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시대의 자화상 같은 소설로 눈여겨볼 만하다.

인간의 성장 토대인 땅과 삶 구석구석을 한 권의 책으로 인문학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 책 ‘설민석의 책 읽어드립니다’ 표지.

#엄마와 아이가 함께한 미국 30일 캠핑카 로드 트립

조송이 ‘우당탕탕 엄마의 캠핑카’ (가디언, 268쪽, 1만5000원)

엄마는 아파트 현관문에 붙어 있는 ‘세계지도’를 보고 언젠가 아이들과 함께 세계여행을 떠날 것이라 꿈꾼다.

그러나 현실은 숨 돌릴 틈없이 바쁘게 돌아갔다.

세 아이를 키우는 저자는 퇴근하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자녀교육서의 지침대로 아이들과 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자 비슷한 일상과 반복됐고 이에 한계를 느낀 엄마는 새로운 세상과 경험을 보여주고 싶었다.

고민 끝에 직접 캠핑카를 몰고 아이들과 미국 대륙 9000㎞를 달리기 시작했다.

아이들과의 시간을 더는 미룰 수 없어 육아휴직을 결정했고 그 결과 아이 셋과 함께 귀한 경험을 얻었다.

여행의 종착지는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떠나는 그날’을 위해서다.

저자는 “이 험한 세상에 그냥 내던져 둘 수는 없기에 잘 떠나보내려고 최선을 다해 키운다. 이번 여행도 더 멀리 안전하게 떠나보내기 위해 튼튼한 날개를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전한다.

▲ 책 ‘우당탕탕 엄마의 캠핑카’ 표지.

#일 빨리 끝내고 원하는 삶을 사는 이들의 이야기

요시다 유키히로 ‘일 빨리 끝내는 사람의 42가지 비법’ (센시오, 202쪽, 1만5000원)

소위 워라밸 시대에 직장인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칼퇴’하는 기술이 추가됐다.

예전에는 회사에 남아 늦게까지 일한 직원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근무시간이 짧아지고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요즘 시대에 가장 중요한 업무능력은 바로 효율성이다.

책은 일을 빨리 끝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이들 3만명의 이야기다.

아무리 일해도 야근하는 날은 늘어가고 마무리하지 못한 일이 책상에 쌓여간다.

저자는 남들보다 더 많은 일을 해내면서도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운동을 하는 등 자기계발에 힘쓰는 동료를 보고 꼭 일하는 시간이 긴 것이 일을 잘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일을 빨리 끝내고 퇴근 후 하고싶은 걸 하는 삶을 누리면서 몸과 마음이 행복해지는 변화를 경험하길 바라는 이들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