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기획특집작가의 작업실
"자연이 간직한 본질로 소통할 것"(18) 박길주 작가
우연히 접한 신앙서 신세계
일상의 자연 긍정 에너지 채워
마음 치유하는 위로 전하고파
임청하 기자  |  purenmul@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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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09  17: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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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길주 작가.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 굳이 두 가지로 나누자면 어둠과 밝음이다. 이 중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둘 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렸다.

박길주 작가(38)는 매순간 밝은 면을 보며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결론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15년 전, 결혼으로 독립하게 된 그는 남편과 함께 제주로 내려왔다. 그러나 처음 마주한 환경과 낯선 사투리 등 ‘제주살이’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를 해야만 했다.

성격이 다른 일을 하면서도 늘 마음에 품은 꿈에 다가가기 위해 제주대 미술대학에서 학업을 시작했다. 그림을 그리려면 시각적으로 마음을 표현해야했기에 자신을 자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내 외로움과 우울한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으며 부정적인 것들을 끄집어냈다.

아이를 낳게 되면서 잠시 학업을 중단했을 때 그는 우연한 기회로 신앙을 접했다. 당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는 간절한 기도를 한 결과 덜컥 그 뜻이 이뤄졌다.

그때부터 작가는 제주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비로소 눈에 띄기 시작했다.

햇빛에 반짝이는 나뭇잎과 바람에 흔들거리는 꽃, 그리고 바람.

주변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게 자연인데 이전에는 마음이 힘들어서 보이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그렇게 자연을 만끽한 그는 전과 다른 자연을 보게 됐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자신을 채웠다.

그의 작품은 자연에 모티브를 두되 단순히 대상을 그대로 그리지 않는다.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엇’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었다. 이를 자연 속에서 가장 잘 나타내는 건 바람이라 생각해 작업에서 잔 터치를 자주 사용하기도 했다.

   
▲ 박길주 작 '하늘여행'.

결국 작가는 자연 안에 있는 어떤 본질, 즉 신(神)을 드러내고자 한다. 대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존재하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매번 붓을 잡는다.

그가 믿는 신의 기준으로 사물과 세계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림을 발표하면서 계속 느끼는 건데 제가 그림을 그렸을 당시의 느낌을 알아보는 분들이 항상 있다”던 그는 앞으로도 계속 그림으로 소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그림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건 ‘사랑’이다. 그를 사랑하는 신이 그림 속에 반영됐듯 각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치유할 수 있는 위로를 주고 싶다는 것이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강물이 되듯이 그림으로 비유하면 작은 터치가 모여 숲을 이룬다”며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한 땀 한 땀 그려나간다면 누군가는 분명 함께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전례없는 일상이 지속되는 요즘이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스쳐 지나가는 일상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고 싶어졌다. 그가 가진 사랑 때문인지 어렴풋하게만 느껴지던 ‘희망’이 순간 뚜렷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풍경을 그리기에 제주는 무궁무진한 곳이라며 좋아하는 그의 모습에서 마음먹기에 따라 세상은 달리 보이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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