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확진·해외 유입 심각

　코로나19 방역이 뚫릴 수도 있는 불길한 조짐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해외 유입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데 이어 지난 15일부터18일까지 3박4일간 제주를 여행하고 돌아간 안산시 주민 2명이 서울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8일 인천공항을 거쳐 제주공항에 도착한 방글라데시 국적의 제주한라대 유학생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제주대병원 음압병실에 격리된 상태에서 관광객 확진자까지 나왔다. 도민들이 불안해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현재까지 도내 코로나19 확진자 19명 가운데 해외 방문 이력자는 13명으로 무려 68%나 차지하고 있다. 잇단 해외 입국자들의 코로나19 확진 판정도 우려스러운 일인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제주관광에 나서는 몰지각한 내국인 관광객들 때문에 온 도민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아직까지는 관광객들에 의한 지역사회 감염이 없어 다행이지만 한동안 뜸했던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면서 코로나19 불안이 공포로 바뀌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 현실화 우려

　제주도는 이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관광객과 접촉한 57명을 확인해 자가격리 조치했다. 격리된 접촉자 중에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에도 문제지만 찾아내지 못한 접촉자 가운데 확진자가 나올 경우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할 수 있다.

　제주지역 사회의 감염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은 최근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됐던 감염자 발생이 대전 등 중부권 등지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 각 지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어 감염자를 찾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무증상 감염자까지 늘어나고 있어 사전 색출 방역을 더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제주도는 방역체계를 보다 더 강화하고 관광객과 해외 입국자 관리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제주공항과 항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의심자 색출에 계속 만전을 기하면서 관광객들에게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준수를 강제 이행 수준으로 격상해야 한다. 경영난을 겪는 관광업계의 고충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관광객이 많을 수록 바이러스 전파 우려도 더 많을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관광객이 증가하면 코로나19 방역의 기본 수칙인 거리두기를 실행하기 어렵다. 학교 수업, 회의장, 공연장 등 집합장소의 이용이 평소보다 50% 이내에서 적용되고 있는 것처럼 관광객 집단 이용시설도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형태로 운영돼야 한다.

원 지사, 잦은 출장 자제해야

　끝없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살얼음판을 걷기보다 방역수칙을 준수해 코로나 종식 시기를 앞당기는 게 훨씬 더 이익이라는 관광업계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제주도는 무작정 관광객을 수용하는 관광정책을 더 이상 계속해선 안 된다. 코로나가 퇴치될 때까지 거리두기에 준한 관광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코로나19 대처는 주목할 만하다. 물론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면서 방역에 구멍이 뚫리고 있지만 초기 집단 발생지에 대한 선제적, 공격적인 방역 조치로 대규모 확산을 막아냈다. 원희룡 지사도 초기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요즘은 서울 미래통합당 출장이 잦아서인지 예전만 못하다. 실제로 대권 도전의 뜻을 밝힌 지난 5월 서울 출장이 잦아 구설수에 올랐다. 원 지사의 일터는 제주이지 서울이 아니다. 더구나 지금은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에 완벽히 대비하고 이로 인한 도민들의 불안을 덜어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