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공무원 조직의 비대화는 업무의 필요성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위인설관적 측면이 더 강하다. 청년 일자리 제공을 명분으로 해마다 신규 공무원을 수백명씩 선발하다보니 인원도 늘고 기구도 확대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당시 5169명에 불과했던 공무원수가 현재는 6164명으로 무려 1000명 가까이 늘었다.

　더구나 시·군 기초단체를 폐지한 주된 이유가 공무원 조직을 감축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인건비도 줄이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와 정반대로 갔다. 오히려 조직도 감당하기 어렵게 더 커지고 공무원수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전체 예산 중 제주도 공무원 인건비율(2018년 기준)은 12.6%로 전국 평균 9.75%를 크게 웃돈다. 원희룡 도정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태’의 공무원 조직을 인구수, 예산규모 등 현실에 맞게 대폭 감축해야 한다는 도민들의 지적에도 오히려 조직과 인원을 더 늘려왔다. 선출직 도지사로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터무니없이 공무원 증원을 공약으로 제시해 실행한 무책임은 두고두고 대표적 인력관리 실패사례로 회자될 것이다.

　원 도정은 그나마 민선 7기 마지막 후반기 조직과 인원을 대폭 감축할 수 있는 기회마저 회피했다. 도민안전실과 교통항공국을 안전교통실로, 문화체육대외협력국과 관광국을 문화관광국으로 통합하는 등 현행 15국 60과를 13국 58과로 축소 조정하는 기대에 못미치는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했다. 공무원 정원을 6140명으로 겨우 24명만 줄인 점에서도 졸속 조직개편안임을 간파할 수 있다.

　더구나 4년 전 신설한 관광국 통폐합은 최악의 선택이다. 관광청 신설을 전제로 한 것이라지만, 이 보다 관광국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바람직하다. 제주도의회 심의 과정에서는 관광국 존치뿐 아니라 기구 추가 감축과 공무원수를 더 줄이는 문제가 심도있게 다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