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기린은 너무해’ 표지.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나만 모로는 내 장점...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조리 존 ‘기린은 너무해’ (미디어창비, 40쪽, 1만3000원)

소위 긍정보다 부정이 더 쉽다고 전해진다. 특히 아직 경험이 부족한 어린이들은 자신의 결점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기 마련이다. 그로 인해 성장 과정에서 슬픔과 좌절을 겪기도 한다.

이때 이를 극복하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어쩌면 스스로 느끼는 자아존중감에서 비롯되는 건 아닐까.

자아존중감은 즉 ‘자기 긍정’과도 같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의 내면에서 발산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라고 믿는 것이다.

책은 귀여운 기린을 통해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법에 대해 들려준다.

주인공 기린 에드워드는 자신의 기다란 목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아무도 이런 목을 갖고 싶어 하지 않아’, ‘나도 사자처럼, 코뿔소처럼, 얼룩말처럼 멋진 목을 가졌으면 좋겠어’라고 중얼거린다. 자신의 몸을 미워하면서 정작 스스로가 가진 것을 제대로 보지 않는다.

이때문에 에드워드의 자아존중감은 바닥을 친다.

어느 날 에드워드는 거북이 사이러스를 만나며 생각이 바꾸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사이러스는 짧은 목을 가진 탓에 높은 곳에 있는 바나나를 따지 못한다.

이를 에드워드가 도와주자 사이러스는 에드워드의 긴 목을 부러워하며 ‘멋지다’고 칭찬한다.

칭찬을 듣고 에드워드는 자신의 목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생각의 끝에는 결국 ‘내 목은 멋지구나!’라는 깨달음에 이른다.

에드워드는 사이러스에게도 “네 목도 근사해. 우아하고 품위가 있어. 등딱지하고 잘 어울려”라는 말을 건넨다.

두 친구는 서로의 목을 아낌없이 칭찬하며 서로의 개성을 발견한다. 이런 작은 긍정의 순간은 에드워드의 삶을 바꿔 놓는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인정하는 것.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앞으로의 삶에 있어 전환점을 맞을 수도 있다.

책은 두 주인공의 특별한 말 한 마디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면서 결국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불평불만 투성이인 에드워드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책은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작가 조리 존의 작품으로 미국 어린이서점협회에서 수여하는 E.B. 화이트 리드 얼라우드 상을 수상했다.

▲ 책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표지.

#사소한 악에 맞서 용기 낸 두 사람의 이야기

김규진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위즈덤하우스, 216쪽, 1만3800원)

지난해 11월 평범하지만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레즈비언인 두 사람이 많은 하객들 앞에서 축하를 받은 자리였기 때문이다.

21세기 대한민국은 동성 결혼이 법제화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들의 결혼식은 그 자체 만으로 눈길을 끌었다.

책은 미국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한국에서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그간 겪었던 500번 넘은 커밍아웃하는 비법, 최근 구청에서 혼인신고를 한 이야기 등 각종 에피소드들이 담겼다.

저자는 왜 굳이 이렇게 보통의 결혼식을 하냐나는 주위의 물음에 “보통의 사람이니까 보통의 결혼식을 하려는 거라고” 전한다.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기에, 사랑은 모두 다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

혼인신고도 거절당하고 수술 시 동의도, 사망 시 상속도 불가능하겠지만 기꺼이 함께하기로 한 이들.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말만 외치는 세상에서 ‘함께’라는 말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 책 ‘1인 기업을 한다는 것’ 표지.

#실패할 일 적은 1인 기업 한번 시작해볼까

이치엔 가쓰히코 ‘1인 기업을 한다는 것’ (센시오, 232쪽, 1만6000원)

매출이 1600억원인 회사를 접고 1인 기업의 CEO로 우뚝 선 저자가 책을 펴냈다.

책은 저자가 1인 기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어떤 아이템으로 어떻게 이익을 낼 수 있는지 등 그의 노하우를 담았다.

저자는 1인 기업이 꼭 특별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1인 기업이야말로 실패의 부담이 없고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으며 직원과 갈등없이 돈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사무실과 직원이 없어 매달 들어가는 비용이 적고 돈을 까먹을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설사 실패하더라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있고 다른 아이템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책은 프리랜서와 1인 기업 사장의 차이점을 비롯한 반드시 이익이 나는 1인 기업 비즈니스 모델 찾는 법, 절대로 망하지 않는 1인 기업 만드는 법, 1인 기업만이 할 수 있는 영업 전략 등을 전수한다.

▲ 책 ‘위대한 집’ 표지.

#책상에 얽힌 기억의 조각들

니콜 크라우스 ‘위대한 집’ (문학동네, 416쪽, 1만5000원)

미국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니콜 크라우스의 신작 소설이 나왔다.

소설 ‘사랑의 역사’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저자는 5년만에 이번 소설을 펴냈고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책 속 줄거리는 19개의 크고 작은 서랍이 달린 육중한 책상으로부터 시작된다.

한때 이 책상을 소유하길 원하거나 다른 이에게 전해주는 등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람들의 네 가지 이야기가 전개된다.

뉴욕에 사는 중년 소설가 나디아, 이스라엘을 떠나 영국에서 판사가 된 도브, 아내 로테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그의 비밀을 알게 된 영국인 남편, 나디아에게서 책상을 받아간 레아 바이스 가족 등이 차례로 등장한다.

저자는 ‘책상’이라는 사물을 통해 연결된 인물 간 이야기를 한 편의 이야기로 엮어 물려받는다는 것 혹은 전해진다는 것의 의미를 남다르게 탐구한다.

▲ 책 ‘어떤 것은 밑이 희고 어떤 것은 밑이 붉었다’ 표지.

#저 아래에는 비가 내리는 풍경이 있었다

김려 ‘어떤 것은 밑이 희고 어떤 것은 밑이 붉었다’ (파란, 114쪽, 1만원)

“(중략) 상제나비 한 마리 날아와/ 사이사이 붉은 유리구슬을 꿰고 있다// 흰 얼굴에 덮어씌운 검은 숄은 아주 멀리 있을 것이므로/ 숲은 발을 질질 끌며 늪으로 가고 있다” (김려 시 ‘가시꽃’ 中)

신진 시인 김려의 첫 시집이 나왔다. 이번 시집에는 시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장소인 ‘숲’이 자주 등장한다.

그가 묘사한 숲에는 다소 음침한 분위기의 ‘새’, ‘뱀’, ‘참나무’, ‘상제나비’ 등을 만날 수 있다.

두려움을 주면서도 한편으론 신비하고 아름답다.

시인은 생명력을 느끼기 위해 숲으로 들어갔지만 그 속에서 발견한 건 죽은 새들이었다.

시인이 마주한 역설적인 숲의 세계, 이윽고 죽음과 만나게 되는 숲을 독자들은 시집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다.

한편, 시인은 부산 출신으로 2016년 ‘사이펀’을 통해 등단했다.

▲ 책 ‘초록의 집’ 표지.

#초록의 자연을 집에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엑스날러지 ‘초록의 집’ (한스미디어, 168쪽, 2만2000원)

삭막한 도심에서 산다면 한번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생각해봤을 것이다.

도시에서의 생활에서 자연과 더 가까워지는 방법은 작은 식물 화분을 집에 들이거나 주변 공원을 산책하기도 한다.

교외로 드라이브를 가거나 숲속으로 캠핑을 가는 일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책은 식물을 곁에 두고 사는 삶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자연에 둘러싸여 생활하는 집과 푸른 식물을 아쉽지 않게 감상할 수 있도록 정원을 가꾼 13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집을 짓기 전부터 조경 계획을 세워 집의 크기나 햇볕의 유무에 상관없이 언제나 초록 식물을 즐길 수 있게 만든 집과 정원을 다양한 사진과 도면, 식재도를 함께 담았다.

책은 자연과 가까이 살고 싶은 이들의 마음을 받아들인 건축 설계 사무소에서 주변 환경과 조건 등을 고려해 그에 걸맞는 집을 짓는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