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법 7단계 제도 개선 과제(안)가 최근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의결돼 본회의 처리를 남겨놓고 있다. 개선 과제 57건 중 핵심 과제는 행정시장 직선제와 국세의 지방세(도세) 이양 및 카지노업 갱신허가제 도입(5년 단위) 등이다. 국세 이양은 2006년 출범한 제주특별자치도 시행의 전제 조건이었으나 중앙정부와 국회의 비협조 때문에 아직껏 실현되지 않고 있다. 다른 지방과의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14년 동안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특별하지 않은 일반 도(道)로 전락한 것은 국세의 지방세 이양 약속 불이행과 4개 기초단체를 폐지해 2개 행정시 제도를 시행한 때문이다. 현재 전국 지자체에 적용하고 있는 8 대 2 수준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제주특별자치도에는 5 대 5 또는 6 대 4로 대폭 늘려 배분해야 특별자치도의 성공을 기약할 수 있다.

　특히 행정시장 제도의 기초단체 환원 또는 주민 직선제 실시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안이다. 특별자치도는 제주도지사의 권한만 늘려 제왕적 도지사로 만들었을 뿐 주민자치 및 참여권은 오히려 후퇴시켰다.

　최근 원희룡 지사가 도민사회의 비난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인물들을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 임명 후보자로 지명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한이 부여됐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번 사례가 처음이었다면 모를까 지금까지 유사한 일이 반복돼 왔다는 데에 더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정부와 국회는 연내 제주특별법을 개정해 국세의 지방세 대폭 이양과 함께 법인격이 있는 4개 기초단체를 부활시켜야 한다. 만약 기초단체로의 환원이 어렵다면 적어도 행정시장 주민 직선제만이라도 허용해 줘야 한다. 민심을 제대로 읽고 해결하는 것은 기본적인 정부의 임무다. 국민(도민)을 하늘과 같이 받들지는 못할망정 절실하게 원하는 일이 있으면 반드시 풀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