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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이 난국에 임금 25% 올려라
임창준  |  객원논설위원 / 전 제주도기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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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24  17: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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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1770원으로 올해 8590원에서 25.4% 올리는 요구안을 최저임금위원회에 제시키로 했다. 이 정부 들어 벌써 3년간 36% 인상된 마당에 또다시 큰 폭으로 임금을 올려달라는 것이다. 민주노총 요구안에는 초단시간 노동자에게도 주휴수당을 전면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근로기준법의 주휴수당 규정은 1주 소정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노동자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그 자체로 전례를 찾기 힘든 초과속 인상이다. 지금은 코로나발() 미증유의 위기에 맞서 경제가 숨을 쉬기도 힘든 특수 상황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저임금 25% 인상은 자영업자와 기업들에겐 폭탄이나 진배없다. 단기 알바 등 비정규직 노동 취약층부터 또다시 대량 실업사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민노총 요구가 얼마나 불합리했으면 같은 노동계 파트너인 한국노총마저도 국민이 공감할 만한 숫자(인상폭)가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겠는가. 코로나 비상시국인 만큼 내년 최저임금은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이기적이라고 탓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미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원공약을 내건 문재인 정부 들어 너무 많이 올랐다. 이 정부 첫해인 2017년 시간당 6470원에서 올해 8590원으로 지난 3년간 33% 폭등했다. 주휴수당까지 합한 실질 최저임금은 올해 1만원을 넘었다. 그 결과가 어떠했나.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수십만 소상공인들이 산 무너지듯 줄 도산?폐업하고 20~40대와 저소득층 근로자들이 대거 일자리에서 쫓겨났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까지 덮쳐 총 노동시간이 감소하면서 지난 3개월간 일자리가 실제로 110만개 증발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지난달 청년 체감실업률은 26%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이 부른 고용참사와 소상공인 피해 등 망가진 민생경제를 수습하는 데 천문학적인 국민 세금이 쓰이기도 했다.

이런데도 25%를 더 올려 달라는 요구는 최저임금제에 대한 민노총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한다. 최저임금 제도를 노사 간 대화와 협상을 통해 상생안()을 끌어내는 자리가 아니라 정치투쟁의 장()으로 여기는 게 아니냐는 미심쩍은 소리가 나온다. 수많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재정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다. 이런 때에 최저임금을 이처럼 올려 달라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기업은 망하든 말든 자신들과 상관없고, 비상시국에서 기업 수익으로 안 되면 세금으로라도 자신들의 욕구를 채워 달라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기업이 망하면 일자리도 함께 없어진다는 극히 당연한 상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단 말인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한다는 것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수출과 내수(內需)가 동시에 가라앉으면서 기업들은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 더구나 기업들은 지난 3년간 크게 오른 최저임금 등의 여파로 심각한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 중앙 매체는 지적한다. 국내외 경제 환경과 기업 사정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은 동결해도 시원찮은 판이다. 그런데도 최저임금을 역대 최고로 올리자는 것은 경제위기는 안중에 없다는 것인가.

최저임금이 오르면 고용시장은 더 얼어붙어 영세사업장의 취약계층 일자리부터 사라진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민노총이 양극화 해소의 깃발을 내걸고 최저임금 인상을 소리칠수록 눈물을 훔치는 경제적 약자들이 많아진다는 얘기다. 이런 이율배반(二律背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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