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2017년 추진했던 신청사 건립 재원 확보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아 자산관리공사의 공유재산 위탁개발, 지방채 발행 등 여러가지 재원 조달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니 참으로 한심스럽다. 특히 2006년 제주도를 광역화하는 행정구조개편을 추진했던 핵심 간부 공무원이 시청사 건립을 추진했다는 사실이 더욱 유감이다.

　그도 그럴것이 2006년 김태환 도정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에 맞춰 4개의 자치시를 없애고 2개의 행정시로 개편하는 행정구조개편안, 즉 지금의 행정시를 혁신안으로 주민투표에 부쳤다. 명분은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원활한 추진과 제주도의 행정 낭비를 줄여 공무원 정원을 감축한다는 논리였다. 이는 주민들의 자치권을 훼손하며 퇴직 공무원들에게 자리를 만들어주려는 의도일 뿐이라며 완강히 반대했다. 하지만 당시 도정이 의도한대로 결국 현행의 행정구조를 탄생시켰다. 이 당시 극에 달한 주민간 찬반 갈등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찬반 갈등과 결합해 결국 당시 현직 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사태까지 불러일으켰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떠한가. 행정의 효율화로 감축하겠다는 공무원 정수는 1000명이 증가했고, 반대 주민들의 예상대로 당시 고위직에 있었던 공무원들 대부분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을 역임해왔다. 그들의 한축인 고경실 전 제주시장 역시 위와 같은 과거는 다 잊고 오히려 제주시 행정을 비대화시켰고 그에 따른 시청사 건립을 추진한 것이다. 이는 일관성 없고 무모하며 장기비전이 실종된 행정행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제주시의 신청사 건립 추진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