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슈퍼 토끼’ 표지.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우리는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유설화 ‘슈퍼 토끼’ (책읽는곰, 48쪽, 1만3000원)

경주에서 토끼를 이긴 거북이의 이야기는 이미 너무나 알려져있다. 그러나 그 이후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여러 해에 걸쳐 그림을 그리며 꾸준히 그림책 공부를 한 저자의 신작 ‘슈퍼 토끼’가 나왔다.

책은 주인공 ‘슈퍼 토끼’가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법에 관한 내용이다. 이길 거라고 장담했던 거북이와의 경주에서 패한 토끼는 과연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선택할까.

이에 대한 대답을 책은 토끼 재빨라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말해준다.

재빨라는 거북이와의 경주에서 진 뒤 이 모든 일이 꿈이었으면 하고 바란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과는 다르고 패배한 결과를 인정하지 못한다.

모두가 재빨라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다수의 관심은 경주에서 이긴 ‘슈퍼 거북’에게만 쏠려있다. 급기야 달리기의 ‘달’자만 들어도 귀가 쫑긋 선다. 이런 상황 속에 재빨라는 어느 날 이상한 꿈을 꾼다.

재빨라는 거대 토끼가 되면서 그의 실패를 기억하는 세상을 마구 파괴한다. 꿈을 꾸고 깨보니 거리 풍경은 달라져 있었다. 남들의 시선에 급급한 나머지 재빨라는 지쳐갔고 급기야 달리기를 그만두기로 마음먹는다. 곧이어 ‘피나는’ 훈련 끝에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뛰지 않는 토끼로 거듭난다.

그런데 토끼가 뛰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 아니 괜찮아진 걸까.

저자는 우리가 살면서 흔히 겪는 실패 또는 실수에 대처하는 모습을 꿈에도 생각지 못한 패배를 한 토끼의 모습을 통해 보여준다.

실패한 것을 부정하고 분노하면서 때론 체념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화풀이를 하는 모습.

마침내 인정하기 싫은 마음을 받아들이고 다시 좋아하는 일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한 권으로 담았다.

책 말미에 나온 재빨라의 두 눈에 파란 하늘이 가득 보이고 싱그러운 풀 냄새가 코끝에 스치는 모습에서 우리는 마주하기 싫은 자기 자신을 본다.

이윽고 살랑대는 바람이 털끝을 간질이며 그 어느때보다 세차게 뛰는 심장을 느낄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런 재빨라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누가 뭐래도, 역시 토끼는 달려야 한다니까라고 마음을 다잡는 걸 보며 어느새 스스로에게도 괜찮다고 말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책 ‘사랑받는 아빠는 소통법이 다르다’ 표지.

#행복한 딸을 키울 수 있는 아빠의 육아 노하우

신우석 ‘사랑받는 아빠는 소통법이 다르다’ (서사원, 336쪽, 1만6500원)

일명 딸 유아교육 전문가인 저자가 딸을 키우는 아빠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소통법에 대해 말해주는 책이 나왔다.

저자는 딸육아연구소 소장이자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대학을 졸업하고 영어 강사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개인의 정체성을 찾고 자존감을 키우는 일에 대해 연구해왔다.

책은 좋은 아빠가 된다는 건 아이와 아내로부터 진심으로 인정받는 가장이 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밤낮으로 열심히 살아남으려 애쓰다보면, 정작 가정에선 힘이 빠질 때가 있을 것이다.

이때문에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가족과 보내는 것을 실패하는 아빠들에게 ‘사랑받는 아빠가 되는 법’을 조근조근 들려준다.

단지 말을 잘 듣는 자녀가 아닌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키우기 위해, 아빠 먼저 자기 인생의 주인이 돼야한다고 주장한다.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고민이 많다면 육아서로 읽어볼만한 책이다.

▲ 책 ‘방구석에서 읽는 수상한 미술 이야기’ 표지.

#미술로 보는 사회 그리고 삶

박홍순 ‘방구석에서 읽는 수상한 미술 이야기’ (맘에드림, 220쪽, 1만4000원)

코로나19로 각종 문화예술 행사와 축제가 취소된 요즘, 방구석에서 미술작품의 세계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글과 강연으로 미술과 인문학을 소개하는 저자가 미술작품을 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펴낸 책이 나왔다.

저자에 따르면 미술작품은 색채와 형태 등 외형뿐만 아니라 작가의 세계관과 내면 세계 등 수많은 요소들이 서로 얽힌 종합예술이다.

이런 점에 따라 미술작품을 탐색하는 것은 인문학적 성찰과 다를 것이 없다고 전한다.

공정, 평등에 관한 문제를 비롯해 소비, 게임, 관계 등 중독 현상들과 현대인을 덮치는 불안과 공포, 나아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방안까지 미술작품을 통해 다채로운 주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숨 가쁜 일상, 잠시나마 멈춰서 인문학적 성찰로 삶을 꿰뚫어볼 수 있는 책이다.

▲ 책 ‘박경리의 말’ 표지.

#차곡차곡 쌓은 대문호의 말과 글

김연숙 ‘박경리의 말’ (천년의상상, 288쪽, 1만5300원)

고전과 문학이 우리네 삶을 가치있게 바꿀 것이라고 믿는가.

수많은 절망과 결코 녹록지 않은 위기를 겪는 평범한 사람들이 위로를 얻는 건 때론 소설이다.

소설 ‘토지’를 읽은 이들은 6000여 명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며 힘을 얻는 경험을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인 저자는 토지를 쓴 박경리 작가를 토대로 인문 에세이를 펴냈다.

책은 한말에서 해방까지의 역사 속 민중의 고된 삶을 재현한 소설을 보여주며 현대인들의 삶을 성찰한다.

저자는 “‘토지’의 말을, 그리고 박경리 선생의 말을 모으고 싶었다”며 “선생의 말은 온몸이 부서지는 아픔을 겨우 견디며 내뱉는 말, 실 한 오라기 같은 기쁨을 잡으려는 말, 칠흑 같은 어둠을 버티려 안간힘 쓰는 말, 그래서 애달프고 간절한, 그런 말들이었다”고 말한다.

▲ 책 ‘여행없는 여행’ 표지.

#코로나19 속 여행했던 삶에 대한 기억

마고 캐런 ‘여행 없는 여행’ (가지, 240쪽, 1만4800원)

“우리 모두는 언젠가 저 연기처럼 사라질 인생을 살고 있다. 그렇다고 죽어도 좋을 장소는 어디에도 없다” (책 ‘여행 없는 여행’ 중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올해는 여름 휴가를 어떻게 보낼 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여행에 대한 갈증은 언제나 우리를 목마르게 한다.

책은 20년 이상 60여 개국을 수차례씩 떠났던 여행자의 이야기다. 여행이 삶이고 삶이 곧 여행이었던 저자는 천생 여행자의 정체성으로 살아왔다.

그는 코로나19로 멈춘 시간 속에 가만히 앉아 ‘나는 왜 떠났는가’란 질문을 하며 내면을 돌아본다. 지나간 여행의 시간들이 옛 필름을 돌리듯 빼곡히 흘러가고 당시의 감각들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여행하는 삶을 사랑했던 이들이 읽는다면 공감하는 글귀가 많을 책이다.

▲ 책 ‘장사 권프로의 인생은 장사다’ 표지.

#장사를 잘하려면? 스스로 만든 의지로 극복!

장사 권프로 ‘장사 권프로의 인생은 장사다’ (스토어하우스, 240쪽, 1만3000원)

최근 TV에서 방영되는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다.

솔루션을 통해 장사가 잘될 수 있는 노하우를 전하는 프로그램이면서 볼 때마다 정말 아무것도 쉬운 게 없음을 깨닫는다.

이 책도 장사에 대한 비법을 담은 책이다.

장사가 안되는 현실, 경기가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매번 외부의 탓을 할 수만은 없다.

고된 삶을 극복하려면 의지가 필요하다. 결국 뭐든 그렇듯 ‘내가 하는 것’이다.

책은 장사를 하며 힘들지만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내용들을 소개한다. 전체 내용을 쭉 읽고 마무리에 있는 ‘권프로의 장사 포인트’를 통해 한번 더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한편, 저자는 장사 관련 콘텐츠의 시초로 불리는 인물로 유튜브에서 자영업자들에게 장사에 관해 쉽고 재밌는 내용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