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속도가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1~6월) 제주지역 평균기온은 무려 14.2도로 1923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물론 2002년 상반기에도 같은 평균기온을 보인 바 있어 온난화가 더 급속히 이뤄질 것으로 보긴 어렵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특히 지난 1월 평균기온은 9.2도였고, 같은 달 7일 낮 최고기온은 무려 23.6도까지 치솟는 기현상을 보였다.

　기온 상승은 환경 변화뿐만 아니라 사람의 건강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미 한라산 고산식물인 구상나무가 고사하는 등 피해가 나타나고 있고, 바다 수온이 상승해 제주 고유어종인 자리돔이 동해안으로 이동해 가고 있다. 더구나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전염병 발생률이 4.27%나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산불 등으로 산림이 훼손되면 보금자리를 잃은 야생동물이 사람이 사는 곳으로 이동해 와 사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면서 각종 전염병을 옮기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전 세계에 대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 역시 지구온난화 탓일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아직은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기후변화와 감염병이 상관관계일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이 온난화에 대비해 다양한 아열대 과수 작목을 시험재배하고 있는 것은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제주도 차원의 이렇다할 기후변화 대책은 없다. 식생환경의 변화와 인체에 미칠 영향 등 평균기온 상승에 대비한 종합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