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막대기랑 돌멩이랑’ 표지.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그게 바로 친구가 하는 일이지

베스 페리 ‘막대기랑 돌멩이랑’ (북극곰, 48쪽, 1만3000원)

우리는 서로 다른 모습이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가끔 가까운 사람과는 이런 점을 잊고 서운함을 느낄 때도 있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르다. 막대기는 단단하고 돌멩이는 튼튼하다. 그러나 막대기는 언제나 외로웠고 돌멩이는 날마다 쓸쓸했다. 혼자 있으면 놀이터의 시소조차 재밌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둘은 마주친다. 서로 다른 모습에 놀라는 그들. 돌멩이는 0을 닮았고, 막대기는 1을 닮았다.

책은 겉모습도 다른 두 친구들이 어떻게 친구가 되고, 나아가 완벽한 짝꿍이 되는지 보여준다.
놀이터에 막대기가 놀러온 날, 돌멩이가 그네를 잘 타지 못하는 것을 발견한다.

이를 본 또다른 친구 솔방울이 다가와 돌멩이를 놀리기 시작한다. 그러자 옆에 있던 막대기는 ‘저리 가!’ 하고 돌멩이를 막아준다. 이윽고 말한다. ‘그게 바로 막대기가 하는 일이야. 친구가 하는 일이지’라고.

친구 간 사이가 좋은 것만큼 기쁜 일도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행복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완벽한 짝꿍이 될 수 있었던 건 친구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기꺼이 손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막대기와 돌멩이는 외롭고 도움이 필요한 순간, 홀로 견디는 친구에게 편이 돼주고 마음을 나눈 것이다.

이를 통해 진정한 친구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를 마련한다.

책은 어떤 순간이 닥치더라도 마땅히 곁을 내주는 친구가 진실하다고 말한다. 진실한 우정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줄 때 자라나는 것.

책을 쓴 작가 베리 페리는 미국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가 저명한 그림책 작가인 탐 리히텐헬드와 만나 이 책을 만들었다.

책은 우정과 관계에 관한 페리의 따스한 메시지와 특유의 재치를 그림으로 보여주는 리히텐헬드의 유쾌한 하모니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두 작가의 시너지는 모 윌렘스의 작품 ‘코끼리와 꿀꿀이’와 같이 단짝 친구인 막대기와 돌멩이를 만들어 내 독자들에게 미소를 자아낸다.

비대면 시대가 도래한 요즘, 점점 대면할 수 없는 현대사회에서 진정한 우정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 책 ‘바오밥 환상곡’ 표지.

#우리가 가족인데 뭐가 더 필요하다는 거죠?

양준서 ‘바오밥 환상곡’ (봄들, 152쪽, 1만2000원)

세상의 중심은 나라고 생각하는 10살 소년 준서가 있다.

하지만 어느 날 아빠는 뜬금없이 바오밥나무의 씨앗을 가져오고 엄마는 어디선가 여동생을 데려온다는 말을 한다.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사건에 준서는 화가 난다. 이윽고 여동생 이서가 준서의 곁을 찾아오고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다.

책은 혈연도 아닌 낯선 아기가 한 가정에 입양돼 들어오면서 가족의 개념에 혼란을 겪는 준서를 보여준다.

이제 막 사춘기가 시작되려는 준서에게 이서의 존재는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부대끼며 살다보니 오빠라는 새로운 몫이 생겨나고 가족이 ‘완성’되는 모습을 비춘다.

사랑받기보다 사랑하는 일이 더 멋진 일이며 바오밥나무의 뜻처럼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성장해가는 준서를 보며 우리의 가족은 어떤 형태인지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 책 ‘내가 바라는 나로 살고 싶다’ 표지.

#추구하는 대로 살아가는 삶의 기술

브라이언 리틀 ‘내가 바라는 나로 살고 싶다’ (생각정거장, 164쪽, 1만2800원)

성격과 동기심리학의 세계적인 학자 브라이언 리틀의 신작이 나왔다.

그는 옥스퍼드와 칼턴, 맥길, 하버드대학교에서 성격심리학 강의를 진행했고 특히 하버드대 학생들의 인기를 끌면서 졸업반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교수로 3년 연속 꼽히기도 했다.

저자에 따르면 개인을 가장 잘 드러내는 동시에 그를 대변하는 가치는 타고난 기질도, 받아온 교육도 아닌 그가 추구하는 목표다.

인간은 유전과 환경의 산물로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은 그가 무엇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수행하는 ‘퍼스널 프로젝트’로 정의할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가치는 ‘변화 가능성’이다.

어떤 퍼스널 프로젝트를 어떻게, 누구와 추구하느냐 그리고 그 과정과 결과에 얼마나 만족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행복은 달라질 수 있다.

▲ 책 ‘오늘도 좋은 사람인 척하느라 하루를 낭비한 당신에게’ 표지.

#당신의 삶에 ‘착한 사람’은 필요없다

카도 아키오 ‘오늘도 좋은 사람인 척하느라 하루를 낭비한 당신에게’ (황금부엉이, 328쪽, 1만5500원)

‘아까 그 말 괜히 한 거 같아’ 또는 ‘내가 이 일을 대신 해주면 저 사람이 고마워하겠지’ 따위의 생각들.

직장생활을 해본 이라면 한번쯤 내뱉어 본 말일 가능성이 높다.

평소에 배려하고 남에게 잘 맞춰준다면 남들은 나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스스로를 속일 수는 없다. 나는 절대 좋은 사람도, 착한 사람도 아니라는 것을.

책은 굳이 자기 자신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단언한다. 잘못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 탓’ 좀 하고 살자고 말한다.

조금 찌질해도 괜찮으니 오늘 나를 괴롭히는 이들을 위한 복수를 고민하는 것도 좋다.

그 유명한 ‘미움받을 용기’도 필요없으니 무엇보다 스스로를 지키겠다는 마음가짐을 강조하는 책이다.

자존감에 관심이 많고 어떻게 하면 내 탓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궁리중이라면 펼쳐보면 좋겠다.

▲ 책 ‘토크 트리거’ 표지.

#보이지 않는 ‘입소문 마케팅’을 만드는 법

제이 배어 ‘토크 트리거’ (쌤앤파커스, 308쪽, 1만8000원)

세상에는 수만가지 아니 그 이상의 기업들이 존재한다. 각 기업의 경영방식은 숫자만큼이나 모두 다르겠지만 차별점은 더욱 다를 것이다.

특히 고객들에게 재밌는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점에 주목한다.

책은 나이키, 월마트, UN, 시스코, 오라클, 힐튼 등을 비롯한 수백개의 기업에서 바이럴 마케팅을 자문해 온 저자들이 입소문으로 소문난 기업의 사례를 보여준다.

즉 기업의 차별화된 스토리를 어떻게 만들고 이를 더 큰 입소문으로 만들어 증폭시킬 수 있을지 정리했다.

수십가지의 흥미진진한 ‘토크 트리거’ 사례를 읽다 보면 입소문 마케팅에 대한 이해를 더욱 늘릴 수 있다.

저자는 소셜미디어 조차도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며 좋은 평판을 얻으려면 사람들이 입에 올릴만한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이 돼야한다고 강조한다.

입소문을 그저 운에 맡겼던 이들이라면 강력한 비즈니스 무기를 공부해봐도 좋겠다.

▲ 책 ‘그림 속 천문학’ 표지.

#우주 작품으로 채워진 미술관

김선지 ‘그림 속 천문학’ (아날로그(글담), 368쪽, 1만7000원)

아주 먼 옛날부터 인간은 별과 우주 너머를 상상해왔다. 예술가들도 신화를 빌리거나 천체를 옮기는 방식으로 작품 속에 우주를 창조하곤 했다.

책은 천문학의 시선으로 예술작품을 들여다보고 그에 대한 의미를 고찰해본다.

1부는 해와 달, 목성, 금성, 수성, 해왕성, 화성, 천왕성, 토성 등 태양계 행성을 중심으로 각각의 특징을 살펴본 뒤 그와 연관된 신들을 묘사한 작품을 알아본다.

2부는 명화 속에 나타난 천문학적 요소와 밤하늘의 별과 우주를 사랑한 화가들의 삶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미술을 전공한 저자가 천문학자 남편과 함께 별과 행성, 우주와 더불어 그림과 화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편, 저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미술사에서 이름이 누락된 여성 미술가들과 그들이 겪은 차별, 편견 등을 지적한 책 ‘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