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학교에서 컴퓨터를 가르치는 사람입니다”라고 자기소개 겸 인사를 하면 “어머, 그러면 컴퓨터 잘하시겠네요”와 함께 종종 다음과 같은 두 개의 질문을 이어 건넨다. 첫 번째는 “컴퓨터를 사려고 하는데 어떤 게 좋아요?”라며 최신 컴퓨터 사양을 알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하면 코딩을 잘 할 수 있어요?”와 같이 짧은 시간에 컴퓨터를 배울 수 있는 기법을 정리해서 전수해 주면 좋겠다는 노하우 관련 요청이다.

첫 번째 질문은 생각보다 답이 쉬운 편이다. 내가 컴퓨터로 무엇을 할 것인지와 내 주머니 사정만 알면 즉, 컴퓨터 사용 목적과 구입하고자 하는 가격대만 미리 정했다면 다양한 컴퓨터 사양을 정리해 놓은 친절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비교해 보고 구매할 수 있다. 물론, 컴퓨터 매장을 방문하면 직원의 설명을 들으면서 직접 만져도 보고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반면, 두 번째 질문은 생각보다 답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컴퓨터’와 ‘코딩’라는 분야에 대한 순수한 지적 호기심으로 질문을 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현세대를 살아가는 데 코딩을 모르면 안 될 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거나 우리 아이가 내년이면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데 2019년부터 의무교육이 된 초등 소프트웨어 기초교육에 대한 부모의 걱정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가끔 있기 때문이다. 경험에 따르면, 이럴 땐 질문자의 숨은 의도에 적합한 맞춤형 답변을 하는 센스가 필요한 것 같다.

이유가 어떻든 코딩 교육이 모두의 관심사가 된 것만은 사실이다. 동네 주민자치센터에서는 요가나 탁구교실처럼 어르신들을 위한 코딩교실이 생겨나고 있고, 코딩 지도사라는 자격증이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유망한 자격증으로 선전하고 있다. 또 외국어 조기교육처럼 코딩도 유아기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유아코딩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면 전 국민이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 코딩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개발자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왜 코딩 교육이 필요한 것일까? 그리고 기억을 떠올려보면 예전에 우리도 컴퓨터라는 것을 배우긴 했는데, 대체 무엇이 다른 것일까? 다른 게 있기는 한건가?

우리가 알고 있는 10년 전 학교에서 가르친 컴퓨터 과목의 워드프로세서 사용 등은 컴퓨터를 활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컴퓨터 활용 교육(computer literacy)이다. 그러나 지금 아이들이 배우는 코딩 교육은 컴퓨터 과학 교육(computer science)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작동하는지를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교육이라 하겠다. 즉,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컴퓨팅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인 것이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윙(Wing)교수의 말을 빌자면, 문제를 분해하고 그 안의 규칙을 파악한 뒤 추상화시켜서 논리적 단계 절차를 기술한 알고리즘(algorithm) 만들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코딩 교육이다.

따라서 코딩 교육의 목적은 전문 프로그래머를 양성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컴퓨팅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를 하고 이 과정을 통해 문제를 창의적이고 논리적이면서 효율적으로 해결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라 하겠다. 앞으로 IT 기술은 더욱 빠르게 진화하고 발전할 것이며 사회, 경제, 문화 등을 포함한 모든 환경과 생활도 급격하게 변화할 것이다. 그리고 코딩 교육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컴퓨팅적 사고는 일상에서 접하는 우리의 많은 문제들을 보다 창의적이면서 논리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변화시켜 긍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코딩을 배우려고 하는 궁극적인 이유이면서,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코딩 교육의 진입장벽은 이미 충분히 낮아졌다.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다양한 책과 동영상, 인터넷에서는 코딩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과 특별한 기법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지금이 적당하다. 시작해 보기를 권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