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 한 저출산 문제의 해결도 요원하다. 대다수의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등원하고 있어 어린이집은 교육기관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언어적 표현에 서툰 유아의 경우 보육기관의 부적절한 처사를 부모에게 토로할 수 없어 그로 인한 피해를 외부자가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아 상당 부분은 해당 기관 운영자의 ‘양심’에 의존하거나 행정 당국의 단속에 따른 적정한 운영을 믿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최근 도내 일부 어린이집들의 부실한 급식 제공 문제를 보육교사들이 제보하면서 그 실상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양학적으로 부족한 식사가 제공되고, 재사용 금지된 잔여 음식물을 다시 배식하거나 재료의 원산지를 속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부실한 급식을 제공한 제보가 쏟아졌다. 더욱이 보고의무서류를 고의적으로 허위로 작성하거나 불량한 위생상태를 은폐하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제보까지 있어 보육 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피해를 보호자에게 알리지 못해 발각이 어려운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데다가 정상 발육에 필수적인 식사를 부실하게 제공하는 문제는 단순히 피해 차원이 아니라 사회의 약자를 보호하고 살피는 제도의 허점을 악용하고 보육예산을 교묘하게 빼돌리는 행위를 사전에 방지해야 할 중요한 문제로 여겨야 한다.

　이미 전수조사가 실시되고 있는 데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은 현행 조사의 부실함을 인정해 추가적 실상조사가 반드시 요구된다는 의미이다. 특히 서류 조작이나 허위보고 문제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내부자 제보로 이슈가 된 데 행정 당국의 실태조사나 보고된 정보의 진위파악이 제대로 되지 못한 책임이 있다. 해당 어린이집들에 대한 제재는 물론 반복되지 않을 대책을 마련해 훼손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