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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개통 50주년과 박정희
임창준  |  객원 논설위원/전 道기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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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27  17: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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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길이 415㎞, 하루 교통량 77만대, 하루 통행료 수입 25억 원, 교량(다리) 991개, 터널 27개, 휴게소 34개소. 경부고속도로의 대체적인 개관(槪觀)이다.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처음 이 길을 닦는다고 했을 때, 당시 서울대 상대 교수들 전원이 대국민 성명서를 내고 “소수의 부자들이 젊은 처첩(妻妾)들을 차 옆자리에 태우고 전국을 놀러 다니는 유람로가 될 것”이라고 비난하고, “국가 재정이 파탄난다”며 반대했다. 야당의 반대 역시 격렬했다.

 그 길이 지금은 대한민국의 숨통의 줄기를 잡아주는 대동맥이 됐다. 전국 일일생활권 시대가 열리고, 그 축을 중심으로 산업단지가 늘어나고, 도시들이 성장했다. 경제의 맥(脈)도 크게 확장되고 국민 삶의 질도 높아졌다.


 경부고속도로가 올 7월에 뜻 깊은 준공 50주년을 맞았다. 

 경부고속도로는 서울 서초구를 출발해 부산 금정구를 잇는 총 연장거리 416.4㎞에 걸쳐 있으며, 48개의 나들목, 15개의 분기점, 20개의 터널, 34개의 휴게소를 보유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는 단일노선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교통량과 가장 긴 노선이며 국토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고 있는 특성상, 해안 노선의 고속도로를 제외하면 전 노선의 고속도로와 접촉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고속도로가 생긴 건 박 전 대통령이 1964년 서독을 방문해 독일의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을 달리면서 고속도로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을 수행해 독일 대통령·수상과 회담 때 통역을 맡았던 백영훈 전 중앙대 교수는 “박 대통령은 아우토반을 달리다 몇 번이고 차를 세웠다”며 “고속도로의 노면 상태, 중앙 분리대 구조, 진출로 등을 일일이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고속도로 구상도를 직접 스케치 할 정도로 고속도로 건설에 열의를 보였다. 

 1인당 GDP가 500달러에 불과하던 시절, 당시엔 재원조달 방안이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됐다. 각 부처가 지출하는 예산을 최대로 줄여 고속도로 건설에 투입했다. 독일에서 3억 마르크의 돈(차관)을 빌려온 것도 큰 도움이 됐고 1968년 경부고속도로를 마침내 착공했다.

 그런데 현 정부가 개통 50주년을 맞아 최근 세운 기념비가 논란거리다. 국토교통부가 세운 경부 고속도로 준공 50주년 기념비다. 경북 추풍령 휴게소에 세운 기념비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이름을 넣으면서도 정작 대역사(大役事)의 주인공인 박 전 대통령은 빠졌기 때문이다. 기념비 옆에 정부는 경부고속도로 건설공사에 참여한 관료들과 건설업체 직원 등 530여명의 이름을 새긴 명패석을 별도로 설치했는데 여기에도 박정희 이름은 없다. 흘러간 별 볼일 없는 과거 정권이라고 역사적 사실까지 짓뭉개고 이리 홀대해도 되나. 역사인식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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