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넌 나의 우주야’ 표지.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세상 앞에 한 발...마음껏 날개 펼치길

앤서니 브라운 ‘넌 나의 우주야’ (웅진주니어, 32쪽, 1만3000원)

‘우리 엄마’, ‘우리 아빠’, ‘우리 형’에 이어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감없이 표현해 온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신작이 나왔다. 이번엔 천진난만한 아이가 주인공이다.

무엇이든 호기심을 가질만한 귀여운 눈망울과 동글동글한 얼굴,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띤 채 당당하게 서 있는 아이.

그런 모습을 언제 어디서든 사랑할 수 있는 부모의 마음을 유쾌하게 쓰고 그렸다.

이전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작품의 목적이라고 밝히면서 그 사랑의 기본을 ‘가족’에서 찾았다.

올해 신작에서는 초록색 가디건을 입고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아이를 바라보며 시종일관 사랑스럽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눈에 띄는 점은 아이에 대한 끊임없는 응원을 보내며 아낌없는 칭찬을 보내는 것.

여기에 저자가 가진 특유의 재치 넘치는 유머와 그림이 함께 어우러진다.

사람이 태어나고 처음 속한 공동체인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사랑을 받고, 그 사랑을 나눠준다는 따뜻한 가치를 그렸다. 이를 통해 우리가 평소 가족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는지,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에 대한 의미를 다시 느낄 수 있게끔하는 작품이다.

아이를 바라보면 그 미래는 실로 무궁무진하다. 날쌘 골키퍼가 될 수도 있고 날렵한 수영선수가 될 수도 있으며 뚝딱뚝딱 집을 만드는 건축가가 될 수도 있다. 아이는 작은 존재지만 그 안에 수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이런 아이의 미래에 주목해 앞으로 마주해 나가야 할 세상에서 누구보다 용감하고 의연하게 맞서길 바라는 마음도 담고 있다.

어느새 나의 전부, 그리고 나의 우주가 된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매순간 전하면서 앞으로의 성장과 발전에 힘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책 속 화자는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로 한정하지 않고, 세상의 모든 작은 존재를 응원한다. 세상 앞에 한 발을 내딛어야 할 모든 존재들에게 널 사랑하고 응원하고 있으니 마음껏 날개를 펼치라고 전한다. 든든한 메시지와 유쾌한 그림체가 눈에 띄는 책이다.

한편, 저자 앤서니 브라운은 출간되는 작품마다 전 세계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2번 수상하고 어린이책 작가들에게 최고의 영예로 알려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상을 수상해 가장 사랑받는 그림책 작가 중 한 명으로 여겨진다.

▲ 책 ‘내가 힘들었다는 너에게’ 표지.

#돌아보는 마음으로 살펴보는 나 그리고 너

신소영 ‘내가 힘들었다는 너에게’ (웅진지식하우스, 236쪽, 1만3500원)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 중 관계에서 고민을 가져보지 않은 이가 얼마나 있을까.

방송작가 신소영은 오랜 시간 좋아하고 아끼던 사람에게 실은 그동안 자신 때문에 힘들었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찢어진다는 말을 실감했다.

책은 저자가 스스로를 돌아보며 삶에 가장 중요한 2가지인 ‘관계’와 ‘과정’을 다뤘다.

앞서 책의 시작이 된 그의 온라인 연재는 300만 조회라는 호응을 얻었고 공유 기록도 다수 집계됐다.

책 속에서 저자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당시 내 딴에는 많이 배려하는 좋은 상사라고 자부했는데, 바로 그 ‘내 딴에는’이란 말이 얼마나 일방적 배려의 생색인지, 그 시절의 나는 몰랐다’고 고백한다.

이처럼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인 저자는 관계와 과정 안으로 들어가 그땐 미처 몰랐던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본다. 그런 다음 이제 무엇을 버려야 하고 어떤 것을 채워야 할 지 선명히 바라본다.

▲ 책 ‘코로나 블루, 철학의 위안’ 표지.

#철학으로 이루는 코로나19 마음 방역

박병준, 김세서리아 외 3인 ‘코로나 블루, 철학의 위안’ (지식공작소, 304쪽, 1만8000원)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로 인해 우울과 불안을 호소하는 국민, 특히 청소년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달 6일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진행한 사이버 상담에서는 정신건강 영역에 대한 상담이 지난해보다 44.5%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무기력,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청소년과 보호자가 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가정 내 생활로 가족 사이의 갈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우울, 즉 ‘코로나 블루’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8명의 철학 박사들이 모여 건강한 일상을 되찾기 위한 방법을 철학적인 관점에서 제시한다.

마음 방역을 위해 토론을 진행하면서 정신세계와 가치관의 변화, 삶과 죽음의 문제를 성찰하는 글을 모아 펴낸 책이다.

책은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에서 정신적 존재로서 인간의 자기반성을 담고 있다. 또 죽음의 불안과 공포를 극복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치유의 행복을 소개한다.

▲ 책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표지.

#긴장과 걱정, 우울에서 벗어나는 방법

전홍진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글항아리, 388쪽, 1만8000원)

전문 정신건강의가 1만 여 명의 환자들을 상담·치료해온 결과를 바탕으로 쓴 책이 나왔다.

저자에 따르면 정신과를 찾은 이들 대부분이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아도 정작 ‘아니’라고 답한다.

그러나 말을 바꿔서 ‘당신은 매우 예민한가’라는 질문에는 ‘맞다’고 인정한다.

특히 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와 사회적 성공을 이룬 사람들 가운데 다수가 ‘나는 매우 예민한 편’임을 인정한다.

이때문에 저자는 일반적인 치료요법인 정신과 상담이나 약물없이도 ‘예민하다’는 성격적 특성에 집중한다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전한다.

책은 저자가 고른 40명의 사례를 통해 예민성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연수하던 시절 미국인과 한국인의 우울증 양상이 매우 다르단 점을 보고 두 국가 간 우울증 환자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해 그 결과를 수록하기도 했다.

우울증을 예방하거나 예민함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관심있는 이들이 읽어볼만한 책이다.

▲ 책 ‘내일은 초인간’ 표지.

#‘우리는 약하지 않아’ 진짜 초인간들이니까!

김중혁 ‘내일은 초인간’ (자이언트북스, 300쪽, 1만4000원)

표지에 적힌 저자의 고백이 눈에 띈다. ‘신나게 뛰어다니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 우리 모두 우울하니까.’

한국문학의 내일을 보여주는 소설가 김중혁이 특별한 ‘초인간’들의 이야기를 신작으로 펴냈다.

책은 현실과 가상, 지구와 우주를 넘나들고 삶과 죽음, 인간과 좀비를 아우르며 기발한 상상력과 능청스러운 유머, 따뜻한 감성으로 독특한 소설 세계를 보여준다.

책을 구성하는 건 ‘유니크크한 초능력자들’과 ‘극장 밖의 히치 코크’ 등 총 2권의 책이다.

기존 종이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로로 뻗어나갈 수 있는 문학 작품을 출간해 독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는다.

책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 ‘초인간’의 이야기다. 세상이 원하는 능력과는 거리가 먼 초능력을 가진 이들이 한데 모여 세상을 바꾸기 시작한다.

책은 생각보다 우리는 훨씬 강한 사람이며 결국 함께할 때 더욱 강해진다는 것을 말해준다.

▲ 책 ‘영의정 실록 1’ 표지.

#조선왕조 영의정 173명의 삶과 권력

박용부 ‘영의정 실록 1’ (지식공감, 480쪽, 2만원)

조선시대 영의정이란 벼슬은 일반 백성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직책이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그 자리에 올랐을까.

책은 조선 왕조 영의정 173명의 권력과 삶 그리고 사후평가를 설명한다.

이 책에 따르면 벼슬에 오른 이는 누구나 오르고 싶어 했던 자리가 영의정이다.

특히 당시 왕조에 따라 오를 수 있는 신분이 정해져 있었다.

임금의 눈에 띄기 위해 공을 세우기 위한 권모술수와 역모가 끊이지 않던 시대, 수백명의 영의정이 역임했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에게 알려진 인물은 황희, 정인지, 신숙주, 유성룡, 이원익 등 10명도 채 되지 않는다.

결국 직위와 신분이 높아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직책과 직위에서든 국가와 민족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었느냐가 후세의 평가에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각인시킨다.

승진과 출세, 돈에 혈안이 된 오늘날 현대인들이 읽어볼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