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대표적 정책실패 사례의 하나로 꼽히는 평택항 제주종합물류센터 건물이 헐값에 매각된다. 제주도는 오는 21일까지 일반경쟁입찰 공고 후 24일 개찰해 예정가격(17억4700여 만원) 이상 입찰자 중 최고금액 입찰자를 우선 매입자로 선정키로 했다. 2013년 국비·지방비 각 50%씩 모두 48억3000만원을 들여 건립한 종합물류센터(지하 1층·지상 2층, 3104.9㎡)를 반값도 안 되는 가격에 매각키로 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고수익은커녕 손해만 쌓이는 사업을 추진한 당시 우근민 도정의 실책이 크다. 제주지역 농수축산물의 물류비 절감을 위한 수도권 거점 종합물류센터가 필요했던 것은 맞지만 제주~평택항을 오가던 카페리 여객선 하나만 바라보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게 문제였다. 물류센터가 건립되던 해 카페리 운행이 중단되자 농수축산물 이동도 덩달아 중단됐다. 이후 사실상 물류센터의 기능이 상실된 것이다.

　사안의 중대성에도 사업 실패의 책임을 지는 공무원은 아무도 없다. 이 보다 못한 사업도 실패하면 사업을 추진한 공무원 등 관계자들을 문책하는데, 그 흔한 감사마저 이뤄지지 않았다. 전임 도정은 물론 현재 원희룡 도정도 매각 등 근본적인 대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았다. 국비가 투입된 사업이어서 10년간 매각이 어렵다지만 방치하면 더 손해가 큰 만큼 예외적으로 특별 매각이 강구됐어야 했다. 실제로 2013~2019년까지 평택항에 지급한 부지 임대료만 무려 19억여 원에 달하며, 유지보수비도 2억원에 이른다. 부지 임대료만 열심히 물어온 것이다.

　제주도는 장밋빛 청사진에 의해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한 종합물류센터 사업 실패의 책임과 매각 등 처리 지연으로 인한 혈세 손실 책임을 규명하고 관계자들을 문책해야 한다. 유사한 형태의 사업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 엄중한 책임 추궁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