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 2020 제주국제관악제 경축음악회.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언택트 시대가 도래했지만 올해 25주년을 맞은 제주국제관악제의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2020 제주국제관악제’가 지난 15일 5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관악제와는 달리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정과 해외 연주단체 등을 대폭 축소했다.

그러나 지역 방송국과 연계하며 질 높은 온라인 생중계 공연을 펼쳤다.

기존 관악제에서는 말 그대로 ‘관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무대들을 선보였다면 이번 관악제에서는 볼거리를 늘렸다는 반응이다.

총 7회 공연을 공식 유튜브와 지역 방송 채널과 연계한 가운데 해외 연주단체 대신 피아니스트 김한돌, 오보이스트 함경, 바수니스트 고주환 등 젊은 유망 연주자들이 출연해 특색있는 무대를 연출했다.

특히 실시간 중계된 무관중 공연으로 진행해야하는 탓에 오프라인 공연 구성보다 눈에 띄는 출연진, 타 음악 장르와 관악과의 결합 시도, 각 공연장과의 조화 등이 이어지면서 영상으로 무대를 접할 수 밖에 없는 관객들을 배려했단 점이다.

공연에서 음악 방송 프로그램 ‘팬텀싱어’의 히든스타 바리톤 김주택과 팬텀프렌즈가 출연 당시 유튜브 실시간 접속자 수도 80~90명대에서 100명대로 순식간에 증가하기도 했다.

로댕이 조각한 세계 유일 그랜드피아노 연주를 포함한 관악과 전통악기 대금·장구, 뮤지컬 및 오페라 아리아, 전문 앙상블 등이 곁들어진 무대는 비대면의 한계를 뚫고 온라인에서도 충분히 전문 공연을 선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관악제가 제주에서 열린다는 것을 강조한 제주소재 창작 위촉곡 ‘제주 판타지아’를 비롯한 ‘3개의 트럼펫을 위한 모음곡 - 해녀’ 등의 초연 무대도 빼놓지 않았다.

폐막을 장식한 경축음악회는 안서경, 이현준 등 역대 제주국제관악콩쿠르 입상자들이 협연하며 힘찬 관악의 무대를 열고 마지막 곡으로 베토벤 4악장 ‘환희의 송가’로 마무리했다.

‘모든 사람이 형제처럼 평화롭게 공존하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자는 인류애’를 담은 곡답게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고 스스로 관악제의 미래를 단단히 다져 나간다는 각오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앞서 일각에서는 이번 관악제 출연진 중 해외 연주자들이 빠진 점을 들어 올해를 도약의 계기로 삼고 이듬해 더욱 풍성한 사반세기 무대를 준비하는 것도 좋지 않았겠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관악제 기간동안 방역 수칙에 맞게 계획된 연주회들이 무리없이 전개됐고 25주년 무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는 게 그 어느때보다도 대두된 무대라는 평이다.

한편, 제15회 제주국제관악·타악콩쿠르는 오는 11월 결선을 진행할 방침이다. 향후 일정은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