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전역에 역대급 강수량과 강풍을 기록하며 곳곳에 생채기를 냈다. 예보량과 달리 실제로 한라산에는 1000㎜의 비가 내렸고, 한경면 고산에서 관측된 순간 최대풍속이 49.2m로 역대 5번째를 기록했다. 특히 제주해안가의 만조와 엄청난 강우량이 겹치면서 제주시 월대천, 삼도2동 등 일부 지역은 주민들이 대피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태풍이 제주도를 지나는 동안 도내 곳곳에서는 정전 피해와 단수, 가로수·가로등이 뽑히고 교차로 신호등이 먹통이 되기도 했지만 발빠른 대처로 큰 피해는 막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주말에 제주 부근을 관통할 것이라 예측되는 제10호 태풍 ‘하이선’ 때문에 태풍피해 복구가 채 되기도 전에 추가적인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된다. 태풍 ‘바비’, ‘마이삭’이 연달아 제주를 지나며 많은 강수를 기록하면서 지반이 약해졌고, 지지가 약해진 시설물들이 세 번째 태풍을 맞으며 더 큰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긴 장마에 뒤이은 태풍발생으로 이미 농산물 시장이 요동치고, 추석물가를 비롯한 하반기 식재료의 불안정한 수급상황이 예상되고 있다. 농가의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작황부진에 따라 향후 소비자들의 시장물가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도내 농가가 태풍피해로 수개월간 흘린 땀이 허무하게 사라지지 않도록 이들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어야 한다.

　제주도와 양 행정시는 행정력을 최대한 동원해 ‘마이삭’ 피해 복구를 완료함과 동시에 ‘하이선’의 추가 피해가 없도록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을·겨울 수확하는 작물들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배수시설, 시설물 지지대 보완을 ‘하이선’의 영향권에 들기 전까지 신속히 완료하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