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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생태·역사·문화를 한눈에...세계자연유산 속으로2020 세계유산축전 -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
동백동산·곶자왈서 느껴보는 제주인들의 삶 '눈길'
선흘곶, 현대사의 비극 4·3의 아픔 잔재 고스란히
주민 식수·야생조류 수분 공급 자연습지 먼물깍도
임청하 기자  |  purenmul@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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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20  17: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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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임청하 기자] 2007년 7월, 제주는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로 등재되며 이름을 알렸다. 뿐만 아니라 신당, 해녀, 4·3 등 제주가 가진 근대 문화유산 자원은 지질·생태학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품은 곳이란 걸 보여준다.

올해 첫 선을 보이는 ‘2020 세계유산축전 -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7개 세계자연유산마을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인 삶의 체취와 역사·문화가 살아 숨쉬는 세계자연유산마을의 진면목을 알리고 보전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기 위함이다.

가치확산 프로그램 중 하나인 ‘공생’은 제주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마을체험 프로그램이다.

7개 세계자연유산마을인 성신리, 덕천리, 선흘1리, 선흘2리, 행원리, 김녕리, 월정리 중 생태와 역사, 문화 자원이 풍부한 조천읍 선흘1리 탐방에 나섰다.

▲생명의 ‘젓줄’이자 아이들의 놀이터 ‘선흘1리’

선흘1리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북 중산간 지대에 위치해 있고 희귀식물의 보고인 동백동산(제주도기념물 제10호) 선흘곶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규모 상록수림지대이며 낙선동성으로 대변되는 4·3시기의 아픈 역사유적도 자리한다.

동백동산 입구에서 처음 마주한 건 사람 머리만 한 흰 버섯이었다. 2011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동백동산에는 구실잣밤나무 낙엽에 핀 낙엽버섯, 글쿠버섯이라고 불리는 뽕나무부치버섯, 활짝 핀 달걀버섯 등이 눈에 띄었다.

선흘 곶자왈 지역은 부분적으로 용암동굴, 용암언덕, 용암습지 등의 지형이 형성돼 있다. 특히 점성이 낮은 묽은 용암(파호이호이용암)이 흘렀던 선흘은 당시 빌레(너럭바위)가 만들어져 물이 고이기 유리했다.

1971년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까지 주민들은 동백동산 습지에서 먹을 물을 긷고, 빨래하고, 말과 소도 길렀다. 경작지를 만들어 귀한 쌀을 재배하기도 했다.

선흘리 주민뿐만 아니라 동백동산 주변에 살던 이들은 이곳 나무로 집도 짓고 숯과 도구를 만들었다.

동백동산에는 경제적 창출이 이뤄지던 숯가마 터, 야생 노루를 잡기 위한 노루텅 등 옛 중산간 주민들의 생활 흔적도 남아있다. 덫의 일종인 노루텅은 도내 곶자왈 지역 중 선흘곶자왈에서만 볼 수 있다.

김정자 해설사는 “잡은 노루를 메고 내려가는 길에 사람을 만나면 처음 고기를 잘라 떼어주던 풍습이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4·3 잔재가 그대로 남아있는 곳

선흘1리에는 제주4·3 잔재도 그대로 남아있다. 거문오름용암동계인 벵뒤굴, 목시물굴, 도틀굴 등 크고 작은 천연동굴이 밀집해 있어 4·3 당시 난리를 피해 숨기 좋았다고 전해진다.

이때문에 선흘리 주민들은 1948년 11월 21일 마을이 모두 불태워지고 해안마을로 내려가라는 토벌대의 명령에도 선흘곶 등지로 숨었다.

당시 선흘리 주민들은 일주일 사이 100여 명 가까이 희생됐다. 생존자들은 산간을 헤매거나 해변마을 집에서 외양간 생활을 해야만 했다.

언급조차 금기됐던 4·3은 2000년에 이르러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반백 년이나 지나 정부차원의 진상규명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주민과 야생조류의 수분 공급처 ‘먼물깍’

숲을 빠져나오자 탁 트인 먼물깍이 보였다. 면적 약 2000㎡ 의 전형적인 암반습지인 먼물깍 습지는 용암대지의 스탠딩웨이브 지형에 속한다.

습지에는 멸종위기 2종에 해당하는 ‘순채’도 보였다. 주민들의 식수를 공급했던 선흘곶은 야생생물이 서식하기에도 좋은 조건이다.

먼물깍과 같은 자연 습지는 양서류의 산란장소이자 파충류의 먹이 공급원이다.

야생조류의 수분 공급처 역할도 자처한다. 생물 다양성은 먹이, 물, 식물, 은신처, 번식 공간, 사람의 출입 여부에 의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가능한 인위적인 방해요인을 최소화해야 습지를 지킬 수 있다. 뱀, 노루, 직박구리, 제주휘파람새, 동백나무, 땅채송화 등 야생생물의 곳간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 역시 자연생태계의 구성원이라서다.

탐방객들은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보이면 전과 같지 아니하다”며 ‘우리의 곳간’ 앞에서 ‘공존 주문’을 함께 외쳤다.

한편, 세계자연유산마을 지구와 연계한 세계유산축전 프로그램 ‘공생’은 세계유산본부가 추진 중인 종합계획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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