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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장관 아들 ‘휴가건(件)’을 접하며
임창준  |  객원 논설위원 / 전 제주도기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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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20  17: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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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여 년 전 필자와 가까운 친척 아들 A군이 군에 갔다. 강원도 화천에 있는 최전방부대로 발령났다. 그의 인근 부대엔 고모부가 B사단장(소장)으로 있었다. A군의 아버지는 B사단장에게 아들이 행정병 같은 편한 보직으로 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B사단장에게 얘기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아들이 지금 맡은 자리가 좀 고달프긴 하지만 그래도 견딜만하다며 거절했다. A군은 입대하기 전부터 치아 주변 관절 턱이 아파 병원을 드나들었다. 제대를 1년 앞둔 시점엔 관절 턱이 심해져 군 병원시설에서 치료를 받다가 1주일 지나도 더 악화되자 군의관은 외부 일반병원에서 치료받으라며 병가명령을 내렸다. 제주도가 고향인 그는 서울에서 숙박하며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2번의 (병원)휴가를 받으며 건강도 많이 좋아졌다. A군은 휴가명령도 별로 반갑지 않았다. 숙식비·병원비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고향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는 것이 부담도 됐다. 평소 성실하고 명랑한 성격의 그는 제대 후 다니던 대학을 복학, 졸업하고 지금은 서울 대기업체에 근무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장관의 아들 병역특례 문제를 놓고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이런 참에 소셜 미디어에 오래 전 카투사 훈련병 시절 경험담이 올라와 화제다. 1988년 훈련병 중 한 명이 엄청 성실하면서도 조금 둔했던 모양이다. 훈련 기간 얼차려도 많이 받고 맞기도 많이 맞았다고 한다. 그런데 부모님 면회 날 훈련소에 예고도 없이 현역 육군 중장이 나타났다. 훈련소 장교들이 누구 아버지냐며 난리가 났다. 그제야 고생했던 그 훈련병이 제 아버지라고 했다. 당시만 해도 이 있으면 용산이나 행정병 등으로 빠졌지만 그 훈련병은 군기가 셌던 헌병대로 배치받아 제대했다. 1970년쯤 육군 고위 장성이 베트남 전선을 시찰했다. 당시 그 아들이 병사로 참전하고 있었는데 장군의 아들인지 아무도 몰랐다고 한다. 파병 부대 진지에서 아버지·아들이 짧게 만났다는 소문이 뒤늦게 돌면서 참전 군인들이 감명을 받았다. 미국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아들과 손자 10명이 1·2차 대전에 참전했다. 막내아들은 독일 전투기에 격추돼 전사했고 장남은 노르망디 상륙을 진두지휘하다 숨졌다. 6·25 땐 미군 현역장성 아들 142명이 참전해 35명이 전사하거나 부상했다. 밴 플리트 미8군 사령관 아들도 중공군 정찰 폭격에 나섰다가 실종됐다. 1951년 미국 육사를 졸업한 130명중 120명도 졸업과 동시에 참전했다. 중국의 모택동(毛澤東)6·25때 아들을 잃었다. 소련 스탈린의 장남도 독일군 포로로 붙잡혀 사살됐다고 한다,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추 장관 아들이 전화 한 통으로 병가를 연장한 사실이 밝혀져 특혜·청탁 의혹이 쏟아지자 여당은 엄마 입장 생각해서 아픈데도 참고 군대 간 것이라며 오히려 미담 사례로 둔갑시키려 했다. 부모나 추 장관 보좌관 등이 군에 청탁해 아들이 병가를 24일간 썼다는 논란이다. 지난 주 국회에서 4일간 벌어진 대정부질의는 정부정책을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온통 추 장관 아들 의혹을 케어 묻거나 두둔하는 난장터가 됐다.

 추 장관 아들 건()’이 제대로 밝혀지려면 검찰이 엄중한 자세로 수사하면 된다. 그런데 검찰권을 장악한 추 법무부 장관 아래서 검찰이 과연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까. 최선의 방법은 독립된 특별검사를 임명해 낱낱이 사건을 규명하는 일이다. 미국에선 법무부장관을 정의부(Justic)장관이라 부른다. 곰곰이 되씹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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