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결혼 기피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는 데도 여전히 개인적인 문제로 보고 있어 사태를 키우고 있다. 결혼과 출산율은 국가의 운명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다. 도내 미혼청년 절반 이상이 ‘결혼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도내 20~39세 미혼청년 400명을 대상으로 결혼과 출산 관련 인식 등을 조사한 결과 57.8%가 이렇게 대답했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는 취업, 주택, 육아문제 때문이다. 정작 일자리가 있어도 집이 없으면 결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일자리도 있고 살 집이 있어도 경력단절(여성)과 아이를 키울 걱정 때문에 결혼을 기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출산율이 ‘제로(0)’가 돼 국가의 존망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문제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손을 놓고 있는 분야가 바로 청년 결혼 기피 문제다. 제주도는 청년 결혼 전담 부서(과 또는 계 단위)를 신설해 이 문제의 해결에 진력해야 한다. 말과 홍보와 구호만으로는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없다. 결혼을 기피하는 네 가지 현안(일자리, 주택, 육아, 경력단절)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과 강력한 추진력이 절실하다.

　특히 결혼을 망설이면서도 희망 자녀 수를 1.91명(청년)~1.12명(청년여성)이라고 한 응답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들의 희망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과감한 제도 혁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