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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어떤 책을 읽을까?...신간소개
임청하 기자  |  purenmul@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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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06  17: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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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왜, 먼저 물어보지 않니?’ 표지.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해서 지켜야 할 서로의 경계

이현혜 ‘왜, 먼저 물어보지 않니?’ (천개의바람, 40쪽, 1만2000원)

누군가의 ‘돌발 행동’ 때문에 한번쯤 기분이 나빴던 기억, 한번쯤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기분 나쁜 상황을 일컬어 ‘경계 침해’라고 한다.

경계 존중 교육 전문가가 집필한 이 책은 그림책이지만 어린이는 물론 어른을 위해 발간됐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지켜야 할 영역이 엄연히 존재한다. 이를 ‘경계’라고 한다.

건강한 인간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경계를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책은 다양한 일상 속에서 ‘경계 침해’를 입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경계 침해가 일어나는지, 또 어떻게 서로의 경계를 존중할 수 있는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새 운동화를 신었는데 친구가 갑자기 신발을 밟아서 속상한 민준이와 함께 할아버지, 할머니가 물어보지 않고 껴안고 뽀뽀한 게 부담스러운 서준이, 친구가 만나면 반갑다고 마음대로 손을 잡거나 팔짱을 껴서 당황스러운 민호, 동네 형이 여자애 같다며 놀리고 어깨를 주무르는 게 싫은 선우.

이들 모두 흔히 일어나는 기분 나쁜 상황, 즉 ‘경계 침해’다. 정확히 말하면 상대방의 허락없이 마음대로 하는 행동들이다.

모르는 사람은 물론 가족이나 친구, 형, 언니 등 가까운 사이에서 더 많이 일어난다. 이에 저자는 경계 존중 교육이 가정과 학교 등 어디에서나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경계 존중은 다수가 더불어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기 위한 필수 개념이다.

저자에 따르면 경계 존중 교육은 나와 상대방의 경계를 인지하고 서로의 경계를 침해하지 않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책은 다양한 경계 침해 사례를 통해 자신과 주변의 상황을 비춰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중요성, 자신과 상대방의 인권을 존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오랫동안 교수로 재직하며 다양한 아동 인권 보호와 양성 평등 실현을 위한 강의 등을 진행해왔다.

2015년 ‘좋아서 껴안았는데 왜?’를 집필했으며 일반 독자뿐만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도 호응을 얻었다. 이후 다양한 사례 수집과 오랜 기획 끝에 후속작인 이번 책 ‘왜, 먼저 물어보지 않니?’를 출간했다.

   
▲ 책 ‘고인돌 같은 핑계일지라도’ 표지.

#어둠이 내리면 소리없이 촛불 하나씩

김순란 ‘고인돌 같은 핑계일지라도’ (새미, 127쪽, 1만2000원)

“나무에 매달려/ 맨몸으로/ 한여름 땡볕을 그러안아/ 빨갛게 버틸 줄 알았고// (중략) 하얀 꽃잎 끝에/ 푸른 꿈 기대하던/ 퍼렇던 시작은 이게 아니었지만” (김순란 시 ‘고춧가루처럼’ 中)

흔히 우리는 주변에 대해 정작 잘 모르고 있을 때가 많다. 예를 들면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일어난 이야기다.

그 중 아픈 내용을 담은 것이라면 어르신들은 알아서 뭐 하냐고, 모르는 게 약이라고 말하기 일쑤다.

제주에서 해녀의 딸로 자란 시인은 이제라도 잊혀져가는 것들을 알아내기 위해 시를 써 내려갔다.

기존의 질서를 부정하면서 세상의 부조리한 질서를 정화시키기 위한 고뇌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불꽃이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싸우면서도 가늘고 연약하게 존재하듯 무너지지 않는다.

한편, 시인은 2018년 첫 시집 ‘순데기’를 펴낸 이후 이번 두 번째 시집을 엮었다.

   
▲ 책 ‘빼앗긴 일터, 그 후’ 표지.

#빛과 어둠 속 그 많은 얼굴은 다 어디 있는가

장남수 ‘빼앗긴 일터, 그 후’ (나의시간, 318쪽, 1만5000원)

1970년대 ‘민주노조의 전설’로 불리는 원풍모방 노조에서 활동하다 10년 뒤 신군부 아래에서 해고된 저자가 오늘에 오기까지 통과해 온 시간들을 돌아보는 자전적 에세이가 나왔다.

책은 부침을 겪은 한 개인의 서사이자 시대에 대한 섬세한 통찰기다.

50년대 말, 빈농의 딸로 태어나 70년대에 산업전선에서 일하다 민주노조운동 과정에서 투옥했다. 70년대 산업화와 민주화에 핵심 많은 여성노동자, 노동운동가들의 이력이기도 하다.

산업화와 민주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주역으로 대접받지 못한 그들은 지금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을까.

주체이자 관찰자로 담담히 그려가는 개인·사회적 삶의 궤적을 따라 역사 저편에 사라진 시간, 그리고 연연히 이어지는 시간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선정한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됐다.

   
▲ 책 ‘탐라국선 테위’ 표지.

#고대 탐라인이 복원한 선박은?

강창언 ‘탐라국선 테위’ (도서출판 가시아히, 399쪽, 3만5000원)

그동안 제주 고유 선박인 ‘테위(터우)’는 많이 알려졌지만 정통 수작업으로 복원한 사례는 드물다.

탐라국사 연구가인 저자는 탐라국선 전통 테위 제작의 필요성을 수면 위로 올리기 위해 이 책을 펴냈다.

저자는 국립해양박물관에 제주 고유 선박인 테위가 영구히 전시 보관되면 국내·외 많은 사람들에게 테위를 통해 제주 해양문화의 일면을 바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책은 복원되는 전통 테위의 모든 과정을 세세하게 기록했다.

또 해상 운항과 각종 작업을 시연한 내용들을 정리하면서 2명의 탐라국선장 기능의 맥을 잇고자 했다.

조선시대 광해군 당시 도해일절금단령으로 탐라배 말살정책 등으로 바다의 나라 탐라국에는 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편, 책 제작에는 탐라국선에 관심있는 자발적 모임인 탐라국선회 회원 30여 명과 오조리, 시흥리, 종달리 주민 등이 참여했다.

   
▲ 책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 표지.

#나만의 속도로 살아간다는 것

이애경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 (위즈덤하우스, 268쪽, 1만4500원)

현대인들은 바쁘다. 새삼스럽고 당연한 사실이지만 정작 지금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이 속도가 나에게 맞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러는 과정 속에 우리는 너무 빠른 삶의 속도로 인해 마음에 생채기를 입는다.

책은 삶의 속도를 화두로 들려주는 작가의 고백이자 자신의 속도를 잃은 채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맞춰 살아가는 대신 조금 느리게, 혹은 느긋하게 살기 위해 작가는 제주에서의 삶을 택했다.

그로부터 사람은 자기에게 알맞은 속도가 있고 그간 자신이 너무 바삐 달려오느라 삶의 많은 부분을 놓친 것을 깨닫는다.

이후 굳은 마음의 속도계를 풀어내고 기쁨과 설렘이 가득한 일상을 가꾼다.

작가가 삶의 속도를 늦추자 스쳐 가던 일상이 빛났듯 속도에 비틀거리는 우리 역시 각자에 맞는 ‘보통의 속도’를 찾아보라고 권한다.

   
 

#시적화자가 꺼내는 내면 이야기

김도명 ‘나도 꽃이다’ (도서출판 각, 174쪽, 1만원)

시집 ‘허튼소리’로 자신만의 시 세계를 드러냈던 김도명 작가가 7년만에 두 번째 시집으로 돌아왔다.

총 4부로 나눠진 시집에는 79편의 시가 수록됐다.

그의 시는 산문에 근접하면서도 시가 가진 기존 골격을 성실히 지켜나간다.

시인은 숙련되고 천연덕스럽게 자신의 이야기에 리듬을 얹어 시를 쓴다. 시가 다소 길더라도 바닥에 리듬감을 탄탄히 해 그 위로 이야기를 쌓는다.

몇 안되는 단어로 작가의 내면을 보여주는 수단을 시로 택한 시인은 다양한 상황과 인물을 마주하지만 그 속에 죽음의 이야기를 담는다.

80세를 목전에 둔 시인의 사유는 삶을 돌아보는 관조와 회환, 그동안 살아 낸 삶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진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의 핵심을 숨기지 않으면서 독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내면을 풀어낸다.

해가 짧아지는 계절, 시의 산문화로 존재감을 느껴볼 수 있는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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