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에게 환경오염 비용을 부담시키는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가 재개된다. 관광업계 등의 반발로 무산된 이 제도의 도입을 3년 만에 다시 시도하려는 제주도의 저의가 궁금하다. 더구나 지금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관광업계,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하필이면 이 시기에 이 문제를 들고 나온 자체가 문제다.

　제주도는 오는 12일 관련한 도민설명회를 열고 추진 배경과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의 주제 발표에 이어 관광업계와 도민의 의견을 듣는다. 제주도의 입장에서는 갈수록 증가하는 쓰레기 배출과 이를 원활히 처리하기 위한 비용 마련이 절실해 이 제도의 도입을 앞당기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의 수용태세는 아직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환경보전기여금 제도는 장·단점이 명확하다. 연간 약 1500억원이 기여금으로 조성되면 환경수용 능력 확충을 위한 비용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이에 부담을 느껴 제주관광을 꺼릴 수 있고, 그 여파는 바로 관광업계의 수입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환경훼손도 막고 관광수입도 증대하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하와이처럼 연간 관광객 수를 1000만명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다. 관광객 수는 줄지만 소비가 높은 질적 관광을 추구하는 관광지가 되면 굳이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을 논의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하와이는 제주 관광객 수보다 훨씬 적지만 관광수입은 갑절이나 높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후 환경보전기여금 제도와 함께 적정 관광객 수용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