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화재·응급환자 신고)나 112(범죄 신고) 모두 신속한 현장 출동을 생명으로 한다. 얼마나 빨리 사건·사고 현장에 도착해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범인을 검거하느냐에 따라 위급한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고, 범인의 도주 차단과 동시에 피해자를 신속히 구조할 수 있다. 화재 현장에의 소방차 출동도 늦어질 수록 잡을 수 있었던 불길을 놓쳐 대형화재로 이어지게 된다.

　제주지방경찰청의 112 긴급신고 대응이 전국 경찰 평균(5분 5초)에 못미친다는 사실이 지난 11일 경찰청 국정감사 자료에서 드러났다. 올해 제주경찰 112 긴급신고 평균 출동시간은 6분 1초로 전국 평균에 비해 56초나 늦었다. 대부분 강력범죄 현행범을 잡아야 할 때(코드0), 생명·신체에 위험이 임박하거나 진행 중일 때(코드1)의 현장 출동이다. 사람의 목숨이 걸린 사건 현장의 출동일 경우가 많다.

　지역이 광범위한 강원도(실제로 출동시간 6분35초·전국 꼴찌)라면 모를까, 가장 좁은 면적인 제주지역 경찰의 사건 현장 출동이 늦었다는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 경찰 인력 부족 때문인지, 출동차량 등 장비 부족 탓인지 분명한 원인이 밝혀져야 한다. 만약 112 시스템이 완벽히 갖춰져 있지 않다면 즉각 경찰청 등에 지원을 요청해 현대화해야 할 것이다.

　인력·장비 등 시스템보다 경찰관들의 근무자세가 해이해서라면 과감히 관계자들의 책임을 묻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범인을 신속히 검거하면 범죄 예방 효과도 높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