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생존경쟁의 장이 된 지 오래다. 평소에도 제주노선을 주 수입원으로 삼았던 저비용항공사들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자 아예 남아도는 항공기를 제주노선에 집중 투입하고 있다. 무차별적인 제주노선 운항이 항공사에는 수입을 보전하는 수단이 되겠지만 제주도민의 입장에서는 별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적정한 관광수입보다 쓰레기 처리와 환경훼손의 우려가 더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런 형태의 저비용항공사들의 묻지말라식 항공기 투입은 하루 속히 양적관광에서 질적관광으로 탈바꿈해야 할 제주관광을 후진적 관광지로 전락시킬 뿐이다. 실제로, 2만원대 왕복 항공요금을 지불하고 제주관광에 나선 관광객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가겠는가. 대부분 최소의 비용으로 길어야 2~3일, 아니면 1~2일, 심지어 1일 관광을 마치고 돌아가는 관광객들이 적잖다.

　제주에 도착해 한라산을 등반하고 당일 제주를 떠나는 관광객들로 인해 쓰레기 섬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겨우 1~2만원으로 제주에 들어와 역시 저가 숙박비와 음식비만 쓰고 돌아간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도민으로서 자괴감을 느낀다. 제주를 질 낮은 관광지로 몰고가는 주체가 바로 LCC들인 것이다.

　제주공항을 코로나19 돌파 지역으로 삼아 무분별한 관광객 운송에 나선 저가항공사들의 행태를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다. 제주도에 촉구한다. 단 한명이라도 더 많은 관광객을 목표로 하는 관광전략에서 벗어나 질적관광을 추구하라. 그러려면 기업의 이익 추구만 집중하는 LCC의 제주노선 항공기 집중 투입을 억제해야 한다.

　연간 관광객 1000만명에 불과한 하와이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 것은 질적관광 때문에 가능했다. 관광객은 제주(연간 1500만명)보다 훨씬 적지만 관광수입은 갑절을 웃돈다. 무조건 관광객만 많이 오면 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고소득을 누리는 질적관광으로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