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가 만성적인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6월 설립 이래 1548억원의 막대한 지방예산 등 혈세가 투입됐으나 성과는커녕 대규모 적자와 빚만 쌓였다. 제주도가 세금으로 출자한 공기업이어서 버텼지 사기업이었다면 벌써 파산했을 것이다. 2016년 문을 연 시내면세점이 4년 만에 무려 267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철수하는 등 손대는 사업마다 실패했다.

　제주관광공사의 총체적 부실 경영은 예견된 일이나 다름없다. 무책임한 경영과 방만한 조직이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일반 기업이든 공기업이든 조직이 필요에 비해 크면 효율성이 떨어지고, 비전문경영인을 사장으로 앉히면 원하는 경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제주관광공사는 두 가지 문제점을 모두 지닌 대표적인 부실 공기업에 속한다.

　제주관광공사의 회복하기 어려운 경영 악화와 방만하고 공정하지 않은 조직 운영의 책임은 원희룡 도정에 있다. 사장과 임원 인사권을 가진 원 지사는 전문경영인 발탁보다 ‘내편 사람’을 임용하곤 했다. 공적 인사 영역을 사적 영역화한 것이다. 이런 여건에서 기업의 발전을 기대한다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이다.

　제주도가 2017년부터 3년여 간 제주관광공사에 운영자금으로 지원한 혈세는 무려 180억원에 달한다. 말 그대로 ‘세금 먹는 하마’요 ‘밑빠진 독에 물 붓기’다. 계속 이런 상태를 유지할거면 차라리 공사 문을 닫는 게 낫다. 제주도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중인 제주도의회도 세금만 먹는 제주관광공사의 부실 경영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기구와 인력 등 구조조정과 전문경영인 발탁, 선거공신 등 원 지사의 사적 인사가 바뀌지 않으면 부실 경영은 최악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원 도정은 관광공사의 문을 닫을 것인지, 과감한 인사혁신과 기구축소 조정으로 재탄생의 길을 찾을 것인지 조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