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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어떤 책을 읽을까?...신간소개
임청하 기자  |  purenmul@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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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20  17: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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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어느 늙은 산양 이야기’ 표지.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죽음을 맞이한 그 순간, 삶의 본질을 되묻다

고정순 ‘어느 늙은 산양 이야기’ (만만한책방, 48쪽, 1만4000원)

“그래, 현명한 내가 틀린 적이 없지. 난 곧 죽게 될 거야. 하지만 가만히 앉아 죽을 수는 없지.” (책 ‘어느 늙은 산양 이야기’ 中)

죽음이 다가오는 순간을 짐작한 산양.

그는 멋지게 죽음을 맞이하길 바라며 죽음에 집중하게 된다. 한때 젊고 늠름하기만 했던 산양은 이제 지팡이 없이는 한 걸음도 걷지 못하는 늙은 산양이 됐다.

마치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던 일상 속 어느 날, 늙은 산양은 자꾸만 지팡이를 놓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죽음이 가까이 왔음을 직감한다.

그렇게 산양은 죽기 딱 좋은 곳으로 떠나자고 스스로 다짐한 뒤 집을 나선다.

산양은 젊은 시절 멋지게 누비던 너른 들판을 찾아간다. 하지만 그곳은 이미 그가 발 디딜 틈없이 혈기왕성한 동물들의 공간이었다.

이윽고 산양은 젊은 시절 단숨에 오르고 내리던 높은 절벽을 찾는다. 그러나 어마어마하게 높은 절벽을 보자 산양은 숨이 턱 하고 막힌다.

잠시 주춤했던 산양은 늘 목을 축이던 시원한 강가를 찾아가보지만, 그곳에서 늙고 힘없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쓸쓸히 돌아선다.

이런 산양의 모습은 독자로 하여금 과연 우리의 마지막 모습은 어떨지 상상케 한다.

불확실하고 모든 것이 불안한 오늘을 사는 인간에게 죽음을 불가피한 것이다. 그래서 누구도 쉽게 말할 수 없으며 예측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속의 산양은 자신의 죽음을 명확히 인지하고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산양이 떠나는 여행은 자칫 과거를 추억하며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스스로 깨닫는 일일지 모른다.

그래도 어쩌면 생의 마지막 욕망을 위해 노력하는, 살아있는 생명체의 또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

‘마지막까지 멋지게 달리다 죽는거야’라는 산양의 결의에 찬 다짐은 그가 떠난 여행길을 응원하게 한다.

책을 쓴 고정순 작가는 첫 산문집 ‘안녕하다’ 이후 그림책 ‘가드를 올리고’, ‘철사 코끼리’ 등에서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다.

이번 책 역시 우리가 사는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세상은 어떻게 날 기억할 지 등의 질문을 던지며 현재 우리의 삶이 안녕한 지 넌지시 물어본다.

산양이 죽음을 준비하면서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고, 일상 속 자신을 바라보게 한다. 지루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날이 없듯이 작가는 산양의 자세를 통해 우리 스스로에게 안녕을 건넨다.

   
▲ 책 ‘1센티 인문학’ 표지.

#생각과 관점을 변화시키는 메시지

조이엘 ‘1센티 인문학’ (언폴드, 340쪽, 1만5800원)

역사와 철학, 문학, 종교 등 인문학을 앞세워 각종 사회 이슈들을 짚어보는 신간 교양서가 나왔다.

제주에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며 인문학 강의를 해 온 저자가 어렵고 딱딱한 인문학이 아닌 친근하고 실용적인 인문학의 세계를 소개한다.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독자들의 머릿속을 자극하고 생각과 관점을 바꿀 수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말라리아로, 최치원의 글에서 세습 자본주의로 이어진다.

저자는 주제에 따라 역사와 과학, 철학, 지리, 예술 등을 넘나들며 수만 권의 책을 읽으며 쌓아온 해박한 지식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는다.

특히 저자는 매일 ‘1cm’씩 인문학을 쌓아가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차이는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 세상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 책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표지.

#새벽 기상...새로운 인생의 터닝포인트 되다

김유진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토네이도, 256쪽, 1만5000원)

하루를 온전히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늘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살며 무기력증과 우울증에 시달려 온 저자는 어느 날, 우연히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면서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게 됐다.

저자는 새벽 기상으로 얻은 출근 전, 약 두 시간의 시간을 ‘내가 주도하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반면 나머지 시간은 ‘운명에 맡기는 시간’이라고 정했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하려고 계획한 일들에 집중할 수 있다.

저자는 새벽 기상으로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부터 세수하고 이부자리를 정돈하는 등 스스로 편안한 루틴을 만들어 실천했을 뿐이다.

그런 경험이 쌓이자 다이어트는 물론 인기 유튜브 채널 운영, 단편 영화제 참가 등 다양한 목표를 달성하게 됐다.

새벽 기상의 동기부여를 받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읽어볼 만하다.

   
▲ 책 ‘아무튼, 연필’ 표지.

#연필덕후가 알려주는 예리한 이야기

김지승 ‘아무튼, 연필’ (제철소, 220쪽, 9900원)

무수한 글밥을 먹으며 여러 기록을 이어오는 저자가 ‘연필’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하는 신간이 나왔다.

책은 아무튼 시리즈 서른네 번째 이야기의 일환으로 출간됐다. 비영리단체 발간 매체의 에디터와 기자로 오래 활동해 온 저자는 자기 서사 쓰기와 여성적 글쓰기 워크숍을 진행해 온 가운데 이번에 첫 산문집을 냈다.

연필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를 마치 공들여 깎은 연필심처럼 우아하면서도 예리한 사유로 풀어냈다.

1부 ‘연필’은 연필이 남긴 무수히 많은 점선과 실선에 관한 이야기이며 2부 ‘연필들’은 버지니아 울프, 도로시 파커, 조이스 캐롤 오츠 등 저명한 여성작가들의 작품과 삶이 연필을 매개로 새롭게 조명되는 내용이다.

책 말미에는 ‘나에게 맞는 연필 고르기’, ‘선호 경도 테스트’ 등 이른바 ‘연필 덕후’만이 알려줄 수 있는 노하우들을 담았다.

   
▲ 계간 ‘다층 2020년 가을 통권87호’ 표지.

#시인들이 펼치는 새로운 시운동

다층 편집부 ‘다층 2020년 가을호’ (다층, 281쪽, 1만원)

계간 문예지 다층이 올해 가을 통권 87호를 발간했다.

이번 호는 기획특집 ‘현대시로 부활한 심청(沈淸)’을 주제로 권현수, 김리영, 김수원, 김현주, 나고음, 유수화, 임덕기, 임솔내, 최태랑, 한이나 시인이 쓴 심청전을 다룬 시 작품을 수록했다.
앞서 강수 시인의 ‘심청을 만나는 상상력의 향연(饗宴)’을 통해 이들 시인들의 새로운 시운동에 대해 소개한다.

또 올해 열린 제7회 전국 계간문예지 우수작품상 수상 특집으로 다층, 리토피아, 문예연구, 미네르바, 시와사람, 시와정신, 열린시학 등 7편의 당선작을 담았다.

젊은 시인 7인선에는 류성훈의 ‘꽤 노을빛처럼 말했지만’ 외 2편과 함께 정선희, 이서빈, 김옥종, 지관순, 허이영, 김미소의 작품을, 젊은 시조시인 3인선에는 이나영, 송두영, 김수형의 작품을 실었다.

이외에도 신인 오채원 시인의 신작, 해외시단 산책에 해니 루웰러의 시 등을 보여준다.

   
▲ 제주PEN 엔솔러지 제17집 표지.

#자전적 소설로 유추하는 문학평론가의 삶

국제PEN 한국본부 제주지역위원회 ‘제주PEN 엔솔러지 제17집’ (국제PEN 한국본부 제주지역위원회, 351쪽, 비매품)

국제PEN 한국본부 제주지역위원회(회장 강방영)가 출간한 ‘제주 PEN 엔솔러지’ 17집이 출간됐다.

이번 17집에는 회원 40여명이 출품한 시와 시조, 동시, 수필, 동화, 소설, 희곡 등이 담겼다.

특집으로 마련된 ‘베트남 문화예술 교류 돌아보기’에는 ‘호치민과 옥중시’를 비롯한 ‘베트남 꽝아이성 예술문화회의 시인들의 시 맛보기’, ‘베트남을 주제로 한 회원들의 글’ 등이 실렸다.

회원 작품으로는 강방영의 ‘공놀이’, 나기철의 ‘불 켜진 창’, 문무병의 ‘무게를 지워버린 당신’, 김가영의 ‘토마토를 사면서’ 등 다양한 장르를 수록했다.

강방영 회장은 “지난해 제주 PEN 해외문학기행으로 대만을 다녀왔으며 올해는 베트남으로 정해서 실천해 볼 예정었으나 코로나19로 실행될 수 없게 됐다”며 “올해 베트남 기행을 2015년 제주문인들과 베트남 꽝아이성의 예술 문학 교류를 다시 돌아보는 것으로 대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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