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람이 제주에서 60대 1명을 포함해 21일 현재 총 9명으로 늘어났다. 10대 학생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기저질환을 보유한 고령층이었다고 한다. 방역당국은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기저질환에 의한 사망에 무게를 두며 백신접종과의 직접적 연관성이 희박하다면서 굳이 백신접종을 마다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주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하자 국가 무료접종 대상자인 코로나19 취약연령층의 우려 수준이 매우 높아지는 데도 배종면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현재까지 파악된 도내 사망자들 둘러싼 사실관계들을 정확히 밝히지 않은 채 사망자에게 투여된 해당 백신의 고유 생산번호(로트)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취지로 발언하는 등 도민들의 불신을 더욱 키우고야 말았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의 트윈데믹에 의한 위험을 줄이려고 독감예방접종 무료대상자 범위가 확대됐고 심지어 제주는 빠듯한 재정에도 전 도민 무료접종을 시행중이다. 취약성 때문에 예방접종이 적극 권고되는 고령층은 상당수가 고혈압을 비롯한 다양한 기저 질병을 보유중인데 오히려 예방접종이 독이 돼 사망에 이른 듯한 상황이 집중적으로 빚어지는 현상을 지켜보면서도 관리당국은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예방접종을 일시중단하지 않는 것은 장기간의 코로나19의 진행과 상온유통으로 불거진 독감 백신 공급 사태에 뒤이어 국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행태이다.

　유통상 문제가 없는 백신이 투여됐다는 정황과 독감예방백신이 매년 지속적으로 시행됐던 이력을 볼 때 독감백신 투여와 사망 사이의 높은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올초부터 지속된 국민들의 공포심을 더욱 민감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 인과관계를 조속히 규명하는 며칠만이라도 일시 중단해 국민들의 위험성에 대한 알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