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민수 작 ‘복’.

▲ 김현수 작 ‘Unknown’.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도내·외 예술가들이 오래 살며 복을 누리는 ‘수복(壽福)’에 영감을 받아 작품으로 풀어낸 전시가 열린다.

제주시 관덕로에 있는 비아아트가 오는 29일부터 11월 30일까지 장수와 복에 대한 전시 ‘수북수북 수복壽福’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올해 팔순을 맞은 할머니가 한평생 간직하고 있었던 수복(壽福) 문양의 수베갯모에서 착안됐다.

10년 전, 우연히 마주한 제주 민간의 자수품에서 한 가족의 이야기가 시인에게 전달됐다.

오랜 세월동안 보관된 수베갯모를 보고 김신숙 시인은 시 ‘복자’, ‘왕하르방’, ‘할망바다’라는 시를 썼다.

현택훈 시인은 ‘남극노인성’, ‘병원’, ‘거북과 두루미’ 등의 시 작품을 내놨다.

이 작품들은 이상홍 작가가 속한 예술인 단체 ‘서울드로잉클럽’과 ‘홍살롱’ 작가들에게 전해지면서 총 24명의 시각예술가들의 작품이 탄생했다.

참여 작가는 강덕환·김세홍·김수열·김신숙·현택훈 시인과 강민수, 강수연, 김을, 김태헌, 김한나, 김현수, 노기용, 노수산나, 노지원, 류혜린, 박해빈, 손준호, 신미리, 오치운, 이상홍 등 총 29명이다.

전시는 한 가족의 이야기가 자수품을 통해 시로 탄생하고 이를 시각화한 그림, 사진, 영상, 디자인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작품에는 웃는 입과 집, 임신, 출산, 육아 등 개인적인 경험을 비롯한 천도복숭아, 어머니의 퀼트, 오방색, 반려견, 웃는 돌, 숲, 자연, 호랑이 등이 등장한다.

박은희 큐레이터는 “7~80년 전에 만들어진 수베갯모를 통해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읽고 평범한 일상 속 삶을 새롭게 바라본 통찰을 통해 나온 작품들”이라며 “각기 다른 분야 작가들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이번 전시는 제주와 육지, 문학과 시각예술, 전업예술가와 그림을 그리는 타 장르의 다양한 예술인들의 교류·소통 과정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관람 시간은 오후 1시부터 8시까지다.

한편, 이번 전시는 대동호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이 후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