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대지진으로 폭발한 후쿠시마 원전의 냉각수 보관에 한계에 이르자 이를 태평양에 방류 지침을 정해 오염수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제주도민들에게는 크나 큰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오염수가 제주바다에도 흘러올 것이라는데 일본은 ‘어쩔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진척되지 않고 악화일로인 한·일관계 하에서 일본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무책임하게 이를 태평양에 방류하지 않을까 막연히 불안감을 지니고 있었는데 결국 ‘일어나고야 마는’ 상황이 목전에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원희룡 지사는 일본을 향해 “당장 중단하라”면서 오염수가 인근 바다와 인근 국가 국민에게 미칠 위험성을 이유로 피해가 예상되는 당사자들과 연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 대응할 것이라고 강력히 피력했다. 태평양에는 한중러를 비롯해 북·남미대륙까지 해류로 인해 오염수의 영향이 뻗칠 국가들이 포진해 있고 태평양을 둘러싼 각종 공동체들이 연대하고 있지만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된 일본의 오염수 방출 결단을 막지 못했다. 아마도 코로나19 때문에 각국 정부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코로나19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일지라도 원전 오염수의 문제를 후순위로 방치해선 안 된다. 인체의 생리기능에 악영향을 끼칠 수준으로 오염된 정화수가 향후 30년 동안 흘러들어 한국 영해를 오염시키면 바다산업의 위축은 물론 우리 국민들의 건강까지 담보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를 것이다.

　원 지사는 오염수를 방류 시 일본정부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과 국제재판을 제기하겠다고 하지만 사후적 법적 수단은 차선책일 뿐이다. 사전에 방류방침을 막는 것이 최선이다. 일본 스스로 국제적 책임감을 갖도록 기대하는 것은 소용없다. 대한민국 정부와 각 지자체, 인근국가들의 긴밀하고 공고한 공조가 시급하다. 그 정당성은 이미 모두가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