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준 제주지방경찰청장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국회 국정감사에서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김 청장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제주경찰청에 대한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장기적으로는 이원화가 바람직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발의안처럼 조직과 인력·예산의 일원화가 이원화보다 낫다”는 내용의 의견을 밝혔다. 물론 국가경찰 소속인 김 청장의 일원화 논리에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현직 제주경찰청장으로서 제주도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아 유감이다.

　제주는 2006년부터 전국에서 유일하게 자치경찰 제도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이러한 제주의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모델을 전국 경찰에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지난 14년 동안 제주경찰의 이원화 경험을 전국 경찰로 확산하지는 못할 망정 제주자치경찰 제도까지 일원화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미 원희룡 지사와 제주도의회도 제주경찰의 일원화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원 지사는 “제주자치경찰은 제주특별법에 의한 자치조직임”을, 도의회는 “경찰청법 개정안에 제주자치경찰의 존치를 위한 특례조항을 마련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뿐만아니라 도민사회도 제주자치경찰의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김 청장은 지금이라도 제주특별법에 의해 정착된 제주자치경찰 제도의 계속 유지를 경찰청과 국회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시간이 문제일 뿐 앞으로 도입될 선진형 전국 경찰의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이원화 시행을 위해서라도 제주자치경찰은 시범 모델로 존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