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하나 새마을금고에서 열리는 아트페스타 in 제주. 작품은 이재형 작가의 영상 미디어 ‘제주의 얼굴’.

▲ 산지천갤러리에서 열리는 아트페스타 in 제주 전시장 내부.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텅 빈 공간이 각종 영상과 미디어 작업으로 채워졌다. 아트페스타 in 제주가 열리고 있는 구 하나새마을금고 1층 전경이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아트페스타 in 제주 운영위원회가 주관으로 열리는 ‘아트페스타 in 제주’가 지난 23일 개막했다.

기존 지역 미술축제와는 달리 제주의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해 차별성을 둔다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야외인 산지천 일원과 구 하나새마을금고, 산지천갤러리 등에서 실내 전시가 이뤄지는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전시장은 구 하나새마을금고다.

오랜 시간동안 지역 유휴공간이던 곳이 이번 행사로 인해 갤러리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건물 구조를 활용하면서도 작가들이 직접 제주에서 느낀 경험과 제주를 생각하며 제작한 영상·설치·미디어 작업이 주를 이뤘다.

전시장 왼편에는 신재은 작가가 돼지머리뼈 등을 활용해 제주 흑돼지를 소재로 쓴 가상의 시나리오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배효정 작가는 제주 이주 열풍이 불어닥친 당시, 직접 바닷가 앞 농가 주택에 살면서 만난 가족, 그때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들 작품은 다양한 시각에서 제주의 문화를 찾아내 그에 대한 감성을 발현시키는 데 주목한 것 중 하나다.

산지천갤러리 2~3층에서는 주로 회화·도예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단순히 제주를 바라보는 것에 그친 것이 아닌 작가의 사색을 더한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권성운 작가는 산이나 바다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중산간에 주목해 우리 삶과의 유사성을 찾았고, 현은주 작가는 관광지에 비해 덜 주목되는 평범한 농민들의 노동을 그렸다.

김수현 작가는 멀쩡한 그릇을 깨는 표현을 통해 제주의 난개발을 생각하게 하면서 후대에 남겨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다.

산지천 곳곳에 설치된 작품들은 주변 물과 바람을 활용해 예술과 환경 간 공존과 공생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24일 산지천갤러리를 찾은 도민 A씨는 “오랜만에 전시가 열린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직접 전시장을 찾았다”며 “온라인 채널에는 티저·홍보영상뿐이었다. 세미나나 작가와의 만남 등 연계 프로그램이 없는 것도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11월 1일까지 오프라인 전시뿐만 아니라 유튜브 채널 ‘아트페스타in제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artfestainjeju) 등을 통해서도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