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지난 23일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제주 제2공항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부실 문제를 집중 제기하면서 환경영향 갈등 조정협의체를 구성해 갈등을 조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금은 도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앞둔 시점으로 환경영향 갈등 조정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할 시기가 아니다. “지금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논의가 제주도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도민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조명래 환경부 장관의 답변은 그래서 시의적절하다.

　사실 국토교통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는 환경부에 의해 3차례나 재보완에 이어 추가 보완이 요구될 정도로 동굴, 철새도래지, 일출봉을 낀 천혜의 자연경관 문제를 외면한 부실 투성이다. 이쯤 되면 사실상 부적합 판정이 내려진 것으로 국토부 스스로 공항 건설계획을 철회하는 게 순리다.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무려 136곳의 숨골, 조류, 동식물, 법정 보호종 조사도 부실했다는 게 드러났으므로 제2공항 부지로 적합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한 윤미향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의 적나라한 지적은 공감이 가고도 남는다.

　환경부는 도민 의견 수렴 이전에라도 제2공항 건설 부지의 부적합성을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 ‘제주 도민 의견 수렴’ 뒤에 숨어 자신들이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다. 우선은 도민 의견 수렴이지만, 환경부의 양심적인 잣대와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