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꽃이 지고 꽃이 핀다’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살민 슬픈 일 많다. 그런데 슬프다고 잊고 화난다고 잊고, 나이 많다고 잊고 게면 우리에게 남는 게 없다게. 기억이란 거이 무겁고 힘들지만 다 지나갔주게. 지나면 다 행복허신다 지나온 길 돌아보면 다 꽃이 피어있다. 젊은 아이들한테 그 말 많이 해주라게.’ (극 ‘꽃이 지고 꽃이 핀다’ 中)

제주시 한경면 해녀 삼춘들의 삶 이야기가 청년들이 만든 극을 통해 재탄생한다.

연극 ‘꽃이 지고 꽃이 핀다’가 오는 30~31일 오후 8시 요이땅삐삐(제주시 한경면 고산로 15) 뒷마당에서 열린다.

앞서 주최 측인 로컬매거진 Sarm은 2018년 ‘두모리 삼춘의 삶 이야기’라는 로컬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로컬프로젝트는 지역 이웃들의 삶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수집해 아카이빙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잡지인 ‘로컬매거진 Sarm’을 발행하고 연극 ‘꽃이 지고 꽃이 핀다’를 준비했다.

이번 공연은 한경면 고산리를 배경으로 우리 주변에 사는 이웃들의 이야기다.

▲ 포스터.

실제 한경면 해녀 삼춘들의 삶 이야기를 인터뷰한 내용이 줄거리에 담겼다.

구 성심약국이던 곳에 문화공간을 새로 연 삐삐, 로컬매거진 Sarm을 기획하는 PD, 옆 마을 상명리에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도선과 진희 등이 등장해 서로의 고민과 삶을 나눈다.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에서 해녀 삼춘 인터뷰가 이어지고 삼춘들의 노래 ‘서우제’, ‘이어도사나’ 등 공연도 진행된다.

공연을 기획한 곽효정씨는 “연극은 예술이 특정 사람만의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 삶’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과정”이라며 “로컬프로젝트 Sarm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믿게 됐고 이 모든 것이 성공과 실패의 결과가 아닌 ‘우리 삶’의 과정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관람료는 무료로 공연 당일 선착순 입장할 수 있다.

한편, 이번 공연은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공간특성화 창작공간프로그램 지원사업에 선정, 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