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나마 ‘청정제주’ 실천 의지가 높아지고 있어 다행이다. 최근 원희룡 지사의 ‘청정제주 송악 선언’을 계기로 도민사회의 환경보전 요구는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빠진 반쪽짜리 선별적 청정제주 선언이어서 큰 기대가 가는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의 환경 훼손을 차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가장 큰 환경 훼손과 파괴로 이어질 제2공항 철회 등이 환경 청정 선언에 포함되지 않아 선언의 의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원 지사는 가장 실질적인 환경보전이 될 수 있는 제2공항 건설의 중단을 국토교통부에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청정제주 송악 선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과잉관광(오버투어리즘) 문제에 대한 논의도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관광개발 억제만으로는 환경훼손을 막는 데에 한계가 있다. 난개발을 차단한다 해도 자연환경이 수용할 수 없는 관광객이 몰려오면 환경은 병들고 만다. 이미 ‘용눈이 오름’ 등이 밀려드는 관광객의 발길로 크게 훼손되고 있다.

　앞으로 세계적인 자연관광지는 청정환경과 함께 적정한 괸광객만 수용하는 규모의 관광지가 될 것이다. 넘치는 과잉관광으로 중병을 앓고 있는 베네치아와 페루 마추픽추는 반면교사가 돼야 한다. 베네치아는 호텔 신축을 금지하고 있고 관광객수도 제한하고 있다. 이미 서울시도 2018년 한옥마을인 북촌마을이 과잉관광 피해가 커지자 바르셀로나, 암스테르담 등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는 해외 관광도시 관계자들을 초청해 오버투어리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특히 제주도는 제주 관광객을 현재 수준에서 동결시켜야 한다. 제주도(1820㎢)보다 6배나 면적이 큰 하와이(1만438㎢)도 연간 관광객이 1000만명 정도 밖에 안 된다. 하와이 수준으로 줄이지는 못할 망정 현재의 연간 1500만명을 넘겨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