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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어떤 책을 읽을까?...신간소개
임청하 기자  |  purenmul@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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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27  17: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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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동박새가 된 할머니’ 표지.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70년이 지나서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

박상재 ‘동박새가 된 할머니’ (나한기획, 46쪽, 1만5000원)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녘의 땅/ 어둠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 검붉은 저녁 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 (책 ‘동박새가 된 할머니’ 中)

동화를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자는 마음으로 탄생한 첫 그림책이 출간됐다.

㈜나한기획이 펴낸 ‘동박새가 된 할머니’다.

책은 제주4·3 당시 죽음의 문턱에서 목숨을 건진 순애 할머니의 트라우마를 토대로 한 이야기다.

영미의 왕할머니인 순애 할머니는 오랜 마음의 상처로 경찰을 몹시 싫어한다. 손자가 경찰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어도 기뻐하기는커녕 몸서리를 친다.

할머니가 10살이었던 1948년 4월 3일, 노란 유채꽃 물결 속에 동백꽃이 떨어졌다. 그날, 제주에서는 3만 여명의 시민들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사건이 벌어졌다. 순애 할머니는 어머니의 시체 속에서 기적같이 목숨을 건진다.

개인이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가슴 속에 못다한 자신의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놓아야 한다.

정신분석학에 따르면 해결되지 못한 문제는 언젠가 반드시 삶 속으로 되돌아오면서 자신을 괴롭히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문제를 직면하고 타자와 소통하면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나갈 때 가능하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나한기획은 ‘사회치유 그림책’ 시리즈를 펴낸다.

이 그림책 시리즈를 통해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만 하는 근·현대사의 주요 사회적 기억들을 소환해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세대 간 단절로 무책임하게 잊혀지는 역사적 사건이 아닌 세대를 이어가며 무엇이 진실이었는지 이야기한다.

이로써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기억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저자는 “어떤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심리적 상처를 ‘트라우마’라고 하는데 트라우마를 입게 되면 평생 가슴앓이를 하게 된다”며 “순애 할머니의 깊은 상처가 하루 빨리 치유되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 동화를 썼다”고 전했다.

한편, 저자는 전북 장수 출생으로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서 당선, 동화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원숭이 마카카’, ‘개미가 된 아이’, ‘달려라 아침 해’, ‘살구꽃 필 무렵’, ‘햄버거나라 여행’ 등 100여 권의 동화책을 펴냈다.

   
▲ 책 ‘일하는 사람의 생각’ 표지.

#광고인과 디자이너는 무슨 대화를 나눴을까

박웅현 ‘일하는 사람의 생각’ (세미콜론, 300쪽, 1만8000원)

광고와 기획, 마케팅, 브랜딩, 디자인 등 현대 산업의 많은 직군에서 창의성은 일의 핵심으로 꼽혀왔다.

이 중 광고는 상품과 서비스를 해석하고 내용을 만들어 대중에게 전달한다.

책은 광고인으로 잘 알려진 저자와 디자이너 오영식이 창작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을 모은 대담집이다.

이들은 광고와 디자인이란 각자의 현업에서 30년 넘게 활동해 온 선배 창작자로 그들이 보고 들은 창작의 현장을 생생히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후배들에게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펴냈다.

서로 다른 활동 분야지만 모두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드는 창작활동이란 점과 창의력과 창조성을 핵심으로 삼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공통점이다.

결과물을 내놓기까지 그간 어떤 고민들이 있었는지 등 경험에서 비롯된 깨달음을 통해 창작의 현장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 책 ‘리스토어’ 표지.

#언택트 시대, 오프라인 기업의 생존전략

황지영 ‘리:스토어’ (인플루엔셜, 288쪽, 1만6800원)

10여 년 넘게 글로벌 리테일 트렌드를 예민하게 포착해온 저자가 오프라인 기업을 위한 솔루션을 담은 책을 펴냈다.

책 제목이기도 한 ‘리:스토어’는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이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이른바 ‘고객 경험 극대화 전략’을 의미한다.

저자는 ‘오프라인은 결코 죽지 않는다’라는 명제를 전제로 팬데믹 위기와 트렌드가 변하더라도 여전히 고객을 끌어모으는 탁월한 기업들의 성공 사례에서 8가지 리: 스토어 전략을 뽑아냈다.

리테일 테라피, 유쾌한 리테일, 리테일 랩, 공간 재창조, 진화한 아날로그, 피지털, 클린 쇼핑, 쿨한 친환경이 바로 그 전략들이다.

책은 대형 리테일러는 물론 자금 부족과 인력난으로 기술 도입에 한계를 느끼는 일반 기업, 직접적인 생존 문제에 부딪힌 자영업자까지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다.

   
▲ 책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 표지.

#인지 기능이 약한 아이들을 위한 도움법

미야구치 코지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 (인플루엔셜, 236쪽, 1만4800원)

책 제목과 같이 케이크를 정확히 3등분하지 못하는 아이들. 무엇이 문제일까.

의욕이 없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는 아이들이다. 이들은 교육 현장과 가정에서 놓치기 쉬운 14%에 속한다.

아동 정신과 의사이자 의료 소년원에서 근무중인 저자는 아동상담 중 인지 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인지 기능은 기억, 지각, 주의력, 언어 이해, 판단 및 추론 같은 요소가 관계되는 모든 지적 과정과 능력을 가리킨다.

이 기능이 약하면 간단해 보이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

기본적인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데다 모든 것이 왜곡돼 보여 공부나 운동, 인간관계를 맺는 것도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책은 인지 기능이 약한 아이들의 징후를 어떻게 발견할 수 있는지, 사회는 아이들을 위해 어떤 도움을 줘야 하는지 등의 방법을 소개한다.

   
▲ 책 ‘부지런한 사랑’ 표지.

#'헤엄글방'에서 가르치고, 배운 것들

이슬아 ‘부지런한 사랑’ (문학동네, 284쪽, 1만6000원)

무언가를 매일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은 성인이 되면 잘 알게 되는 사실이다. 매일 글을 쓰는 몸과 마음의 힘에 대해 ‘일간 이슬아’를 펴낸 작가가 신간을 냈다.

저자는 자칭 연재노동자로 살기 전부터 수년간 글쓰기 교사로 일해왔다.

처음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글쓰기를 가르치고 싶다는 전단을 붙이는 것으로 시작해 KTX를 타고 여수 글방을 열었다.

이후 어린 형제들을 위한 작은 글방, 망원동의 어른여자 글방, 청소년 글방 등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파주인 자신의 집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헤엄글방을 열고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책은 저자가 글쓰기 교사로 일했던 글방들에서 그가 가르치고 또 배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 책 ‘산책과 연애’ 표지.

#누군가의 일기장 같은 사랑 이야기

유진목 ‘산책과 연애’ (시간의흐름, 134쪽, 1만5000원)

말 그대로 산책을 하다가 산책을 보고, 연애를 하다가 연애를 보는 책이 나왔다.

부산 영도에서 서점 ‘손목서가’를 운영중인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연애를 하는 동안 유독 혼자서 산책했던 시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책은 묵묵히 걸어온 자신의 삶을 필사적으로 적어내려간 흔적을 보여준다.

책을 읽다보면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처럼 시인의 연애를 자꾸만 궁금해하게 된다.

어떤 것이든 끝나면 다 끝이면 좋겠지만, 산책도 연애도 뭐가 너무 많이 남는다.

책에는 ‘산책’이란 단어가 24번 나오고 ‘연애’라는 단어가 52번 나온다. 이 숫자에서 무엇이 느껴지는지 생각하게 하면서도 저자가 남겼으면 하는 문장은 무엇인지도 생각해보게 한다.

‘어두운 방에 누워서 그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는 책 속의 구절은 우리 모두가 어쩌면 사랑을 하고 실패를 하는 유기체임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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