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강훈 작 ‘붉은비’.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캔버스 위로 어둠이 깔린다. 동시에 하늘에서 비가 쏟아진다.

김강훈 개인전 ‘제3자의 기호 - 비(雨)’가 오는 13일까지 제주시 중앙로 KEB하나은행 돌담갤러리에서 마련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우연히 비를 맞닥뜨린 장면을 연상할 수 있는 회화작품들을 내놨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낚시를 하다 해가 지고 어수룩한 밤이 찾아오면 고기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진다. 바다 속 물고기와 나는 똑같이 비를 맞는다”라고 말했다.

전시에서는 비를 소재로 한 작품 ‘비의 리듬’, ‘나와 우주 그리고 비’, ‘물고기도 비에 젖는다’, ‘소나기’, ‘비오는 신촌’, ‘낮밤’, ‘월우’, ‘후려치는 비’ 등 다양한 형태의 비 내리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두고 김유정 미술평론가는 “작가의 작업은 재료적으로 고전적이다. 오랜 전통의 캔버스와 유채, 그 매개체가 주는 표현력의 매력이 있다”며 “그린다는 행위가 그에게는 비를 맞듯이 자연스러운 제3자의 위치에서 비를 맞고 살아가는 행위인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