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준공영제 도입 이후 매년 지원되는 예산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연간 제주도 전체 예산이 5조8000억원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큰 비중이다. 사실상 민간사업 부문에 이처럼 막대한 세금을 쏟아붓는 곳은 버스 준공영제 사업뿐일 것이다. 2018년의 경우 준공영제, 공영버스, 관광지 순환버스 운영에 따른 적자가 무려 1125억여원에 이른다. 대부분이 준공영제 부문 적자다.

　버스 준공영제 도입이 대중교통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필요에 비해 너무 과중한 혈세가 투입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대중교통 이용객은 6484만5997명으로 전년보다 3.8% 증가에 그쳤다. 더욱이 운행 버스 1회당 이용객은 준공영제 도입 전인 2017년 8월 이전 40명에서 도입 후에는 되레 29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노선을 종전 81개에서 197개로, 운행 버스를 기존 585대에서 811대로 대폭 늘린 결과일 수도 있으나 경제원리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준공영제도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대로 두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할 방법이 없다. 이용객이 적은 노선을 재조정하고 운행 대수도 가능한 한 수요공급의 원칙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 특히 버스회사의 실적에 따라 적자를 보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경쟁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적자를 세금으로 지원받는 지금의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지속돼 도민 혈세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게 된다.

　인구 1000만명의 서울시도 연간 버스 준공영제 평균 적자폭이 3000억원대에 불과하다. 인구 70만명의 도내 준공영버스 적자 1000억원 대에 비하면 많은 액수가 아니다. 도민 등골이 빠질 준공영제의 과감한 개선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