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면이 지속되면서 올해 제주도와 제주지방공기업, 제주도의 출자·출연기관들의 예산 삭감 규모가 제주도는 400억원, 산하기관들은 140억원 달했다. 물론 예기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피해 소상공인이나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이 증가한 부분도 있지만,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성으로 대외·대면활동이 자제되면서 문화체육행사, 축제 등의 예산은 물론 각 기관들의 정책예산들도 다수 포함돼 삭감 규모가 커졌다.

　코로나19의 감염성과 파급력은 봉쇄에 준하는 조치를 해야 할 당위성에 힘을 실어 줬고, 도민들도 그에 따른 각종 문화체육행사나 대외활동이 필수적인 정책사업의 유예나 중지를 해야 한다는 데 납득한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예상되므로 기약없이 전면 중단만 하고 있는 것은 그 부작용을 예상하면서도 방치하는 것이나 다름없기에 수정이 필요하다. 각종 문화체육행사나 정책예산이 집행되면서 유발되는 관련업계의 경제효과가 코로나19로 예년에 비해 매우 근소해졌으나, 항공업과 여행업 같은 대표적인 피해업종만큼 부각되지 못해 고통을 호소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11일 제주도의회 포스트 코로나 대응 특별위원회에서도 이를 지적하는 의견들이 쏟아져, 각종 행사들의 전면 취소와 예산 삭감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중론이 모여 제주도에 대응 방안을 주문했다. 방역대책 인식 조사결과에 따르더라도 제주도민들은 코로나19는 감염위험은 낮으나 그 경제적 피해를 더욱 크게 위기로 보는 인식을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방역과 일상복귀를 모두 주문하는 것이 일종의 딜레마일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 피해를 도외시 하면서 코로나19를 극복하겠다는 것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