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김상현 기자] 서귀포시 대정고등학교가 20일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에 대한 3년 간의 운영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정고는 그 동안 학생 중심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시스템 구축 등으로 고교학점제 안착이 무난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으나 향후 다양한 교과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의 충원과 수업에 따른 학교 시설 개선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다.

학생들이 듣고 싶은 수업을 골라 듣는 ‘고교학점제’는 2025년 모든 고등학교에서 전면 시행될 예정인데 고등학생도 대학생처럼 개별로 수강 신청하고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할 수 있다는 게 큰 그림이다.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는 도내에서 대정고가 유일하며, 2018년 전국 54개교가 시작해 매년 늘고 있다. 

▲ 대정고 운영 공개 보고회
대정고는 20일 오전 10시30분 유튜브를 통해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운영 원격 공개 보고회를 전국 공개 보고 방식으로 개최한다.

때문에 전국의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중 가장 규모가 작은 농어촌 일반고인 대정고의 교육과정에 교육부와 전국의 학교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번 대정고의 원격 공개 보고회는 ‘농어촌 소규모 일반고의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을 주제로 3년 동안의 연구 결과를 공개 보고하는 것으로 사전 신청을 한 60여 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하게 된다. 

공개 보고 진행은 ‘고교학점제의 준비와 과제’에 대한 특강과 연구 결과 보고, 사전 질문에 대한 답변 등으로 진행한 후 1~3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행지리 외 4개 과목의 다양한 학생 선택형 수업이 온라인으로 공개된다. 

유튜스에서 ‘대정고 방송실’을 검색하면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다.

▲ 대정고의 긍정적 평가
대정고는 3년 동안의 운영을 바탕으로 ‘학생 중심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위한 절차’를 마련했고, 교과협의회와 학교교육과정위원회를 통해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 원칙’을 만들어 교사가 바뀌어도 흔들림이 없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학생 선택형 수업 관리에 중점을 둔 학생 중심 교육과정의 원격수업 운영 모델을 개발 및 운영했다고 덧붙였다.

대정고 강희진 교사는 “그 동안의 연구 결과에 비춰 볼 때 학교 유형에 적합한 교육과정 모형을 개발하고, 제반 여건을 구축해 나간다면 고교학점제 안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선결 과제 산더미 등 우려의 목소리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직접 수업을 선택하기 때문에 학교 시설 및 교사 수급 확충, 대입제도 개편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실제 시행까지 난관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대정고 역시 향후 고교학점제 정착을 위해서는 학생들의 과목 선택을 위한 안내, 대입제도 개선, 교사의 업무 경감 및 교사 배치 제도 개선, 민주적인 학교 문화 형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7월 고교학점제 인식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참여 학생의 수가 적고 이탈하는 학생의 수도 많아 성과가 미비하다”면서 “학생의 흥미와 적성을 고려한 선택권의 확대는 긍정적이나 제반 여건의 미비로 인해 교육과정 운영의 질과 안정성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