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오후 국립제주박물관 강당에서 탐라순력도의 문화재적 가치 재조명을 위한 학술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국내 유일한 기록화첩으로 주목받는 탐라순력도가 과거에만 머무르지 말고 현재적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활용돼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20일 오후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국립제주박물관이 공동주최한 ‘탐라순력도의 문화재적 가치 재조명을 위한 학술세미나’가 열린 가운데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는 ‘탐라순력도의 문화재적 가치와 활용 방향’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1975년과 1984년에 탐라순력도에 관한 글이 발표됐지만 학계와 문화재계에서 탐라순력도에 대한 연구는 1999년경 본격화됐다”며 “탐라순력도가 보물로 지정된 지 40여 년이 지났지만 연구가 활성화되고 그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낸 것은 아직 20여 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시간들은 탐라순력도의 의미와 가치를 재발견하고 수용하며 활용하려는 분위기가 정착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문화재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은 해당 문화재 자체에 대한 연구 성과의 축적 및 인식의 심화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며 “그 성과를 사람들이 공유하고 활용하는 과정도 중요하며 이 시대의 사람들이 해당 문화재의 가치를 받아들일 때 그 문화재는 진정한 존재 의미를 지니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제주라는 지역 자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관심에 힘입어 제주 역사·문화는 이미 지역 범주를 넘어서는 상황으로 진입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탐라순력도의 지역성은 오히려 더 큰 장점이자 덕목이 된다. ‘18세기 제주’에 머무르지 말고 ‘21세기 제주’를 인식하는데 매우 유효하단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탐라순력도 자체의 지역성과 보편성에 관한 고민과 연구가 끊임없이 계속돼야 하고 특히 수용·향유·활용의 측면에서 제주의 인문지리와 역사문화 그 이상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또 탐라순력도 수용과 향유의 범위를 제주 밖으로 확장하고 이와 관련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야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조선시대 지방관의 순력을 그린 탐라순력도가 지닌 역사·학술·예술적 가치 등을 되새겨 그 위상을 새로 재정립하기 위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