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신창리에서 출수된 닻돌.

▲ 제주 신창리에서 발견한 동전.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제주 신창리 바다에서 중국 중세 무역선의 닻을 매달기 위해 쓰여진 돌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국립제주박물관이 공동으로 지난 5월 말부터 7월까지 실시한 제주 신창리 해역 수중발굴조사에서 중국 도자기와 동전, 3.1m짜리 대형 닻돌(碇石) 1점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신창리 해역 수중유적은 중국 남송(1127∼1279)대 도자기가 다량 발견되고 있는 곳으로 과거 중국 무역선이 난파되면서 형성된 유적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이번 발굴된 닻돌은 두 조각으로 쪼개져 발견됐고 전체적으로 긴 마름모꼴이다.

또 중앙부가 두툼하고 양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형태다.

닻돌 중앙부에는 닻채와 맞닿는 부분에 22㎝의 얕은 홈이 가공돼 있고, 고정못을 설치하기 위한 폭 7㎝ 가량의 홈도 확인됐다.

조사에 따르면 이런 형태의 닻돌은 중국 송·원대에 유행하던 것이다.

송나라 사신인 서긍(徐兢)이 쓴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 적힌 형태와 사용방법 등에 따르면 닻돌은 나무로 된 닻가지(닻에 달린 갈고리)와 결합돼 배를 정박시키는 데 사용됐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중국 닻돌은 충남 태안 마도 해역 3점, 전남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 1점이다.

기존 발굴된 닻돌들은 길이 175㎝ 내외이며 두께 11∼13㎝, 무게 100∼130㎏ 정도지만 이번 신창리 해역에서 발견된 닻돌은 길이 310㎝, 중심부 폭·두께 36㎝·29㎝, 무게 586㎏으로 더욱 크고 무겁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닻돌과 함께 중국 동전도 확인됐다.

발견된 동전은 경덕원보(景德元寶, 1004~1007년 주조), 희령원보(熙寧元寶, 1068~1077년), 선화통보(宣和通寶, 1119~1125년)로 모두 북송(北宋)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 중 경덕원보는 고려시대 도내 대표 사찰인 수정사 터에서 중국 도자기와 함께 발견됐고, 희령원보는 제주 고내리 유적에서 발견된 사례가 있다.

양 기관은 제주의 육상과 바다에서 같은 종류의 유물이 확인된다는 것으로 보아 과거 바닷길을 통한 동아시아 국제교류 상 제주의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기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신창리 해역을 포함해 제주도 해안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과거 해양교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다양한 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 신창리 수중유적은 1983년 금제 장신구가 발견되면서 처음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