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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어떤 책을 읽을까?...신간소개
임청하 기자  |  purenmul@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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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24  17: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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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우리 아빠는 해남’ 표지.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물질은 여자들만 하는 일이 아니야"

박재형 ‘우리 아빠는 해남’ (베틀북, 160쪽, 1만2000원)

“물질은 여자들만 하는 일이 아니야. 옛날에는 남자들이 전복을 잡아 임금님께 바쳤대. 남자들은 말을 기르고, 귤을 키우고, 성을 만들어 지키는 등 나라에서 시키는 일이 열 가지가 넘었대. 그 일이 너무 힘들어 남자들이 육지로 도망을 가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여자들이 물질을 하게 된 거야.” (책 ‘우리 아빠는 해남’ 中)

제주의 대표 문화유산 중 하나인 해녀. 2017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제주 해녀는 다양한 콘텐츠에서 소재로 활용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물질을 하는 데 있어 그 대상을 ‘여성’으로만 한정해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실제 TV 드라마나 온라인 플랫폼, 도내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전시 등 여러 방면에서 해녀 문화를 전승하는 것은 늘 여성으로 그려진다.

정작 물질을 희망하는 남성은 없는걸까.

제주에서 나고 자라 현재까지 제주 관련 동화를 쓰고 있는 박재형 작가는 ‘해남’에 주목했다.
해남은 말 그대로 물질하는 남자다.

일각에서는 최근 해녀들이 줄어드는 추세다보니 남성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작가가 이번에 펴낸 동화는 해남이 되려는 아빠의 이야기다.

주인공 바다의 아빠는 서울에서 가정을 이뤘지만 늘 제주를 그리워한다. 언제부터인지 ‘해남’이 되겠다는 꿈도 꾼다.

아빠는 다시 제주로 돌아가면 모든 것이 잘될 것만 같다고 생각하지만 한창 공부할 바다와 파도, 아내를 생각하면 쉽지 않다.

결국 아빠의 결정 끝에 바다는 엄마와 동생없이 아빠를 따라 제주로 내려간다.

막상 제주에 있는 할아버지 집에 도착하니 모든 것이 낯설고 눈물만 나온다.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는 것도 힘든데 반 아이들은 해남이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며 바다를 무시한다.

그렇게 아빠를 이해하기 점점 힘들어진 바다.

아빠는 왜 해남이 되려는 건지, 온 가족이 제주에서 살 수는 있는건지 갑자기 제주에 살게 된 바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의 차례만 봐도 ‘가고 싶은 제주도’, ‘아빠가 이상하다’, ‘아빠의 고민’, ‘아빠 꿈을 접어요’, ‘아빠의 방황’, ‘아빠의 눈물’, ‘해녀를 구한 아빠’ 등 바다아빠의 고민이 얼마나 심란한 지 짐작할 수 있다.

작가는 가족을 위해 고된 일도 마다하지 않은 부모의 깊은 사랑과 함께 직업이 무엇이든 세상 모든 아빠가 가진 꿈을 생각해보게 한다.

한편, 이 책은 제주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추진하는 올해 문화예술지원사업의 후원을 받아 발간됐다.

   
▲ 책 ‘서른여덟 형경씨의 인생 재개발’ 표지.

#덜어내고 나서야 마주한 나의 민낯

류형경 ‘서른여덟 형경씨의 인생 재개발’ (레몬컬쳐, 208쪽, 1만3000원)

회사를 그만두고 작가 지망생으로 살아가는 38세 형경씨.

2년동안 각종 글쓰기 공모전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전부 탈락이다.

이제는 글쓰기가 좋은 건지, 다시 진로를 바꾸기에는 늦은 시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매달리고 있는건지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다.

게다가 인생에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결혼의 문턱 또한 서서히 무너진다.

더불어 주위에서 그에게 쏟아지는 염려와 걱정은 짐처럼 늘어만 간다.

결국 스스로 상처를 만들어내던 그는 심리 상담실의 문을 두드리고 난생 처음 스스로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

그간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단 사실을 깨닫고 하고싶은 일을 언젠가 할 수 있단 희망을 품고 살게 됐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작가 데뷔를 하지 못하더라도 괜찮다고, 아무것도 되지 않더라도 또 다른 길을 찾아내서 중년을 향해 걸어갈 힘이 있다고 믿으면서.

   
▲ 책 ‘정신과 의사의 서재’ 표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근육 키우기

하지현 ‘정신과 의사의 서재’ (인플루엔셜, 284쪽, 1만5000원)

소위 마음을 처방하는 정신과 의사의 서재는 어떤 모습일까. 제목부터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이다.

정신과 의사로 유명한 저자는 실은 1년에 100여 권 넘게 읽는 독서가이자 5년동안 서평칼럼 ‘마음을 읽는 서가’를 연재하는 서평가다.

저자에 따르면 자존감을 지키며 거센 외부의 파도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근육을 만들어주는 건 다름 아닌 책이다.

무엇보다도 책 속의 지식과 정보를 스스로의 경험으로 엮어내서 온전한 ‘내 것’으로 만드는 생산적인 읽기가 중요하다고 전한다.

이를 위해서는 책의 내용을 해체하고 정리해 자신의 ‘지식 창고’에서 숙성시킨 뒤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독서법이 필요하다.

책은 ‘왜 책을 읽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저자만의 답과 함께 책을 읽고 정리하는 노하우, 책을 고르는 법, 글쓰기로 연결시키는 책 읽기, 주제별로 읽어보면 좋은 책 등 실용적인 독서법부터 저자의 경험까지 수록됐다.

   
▲ 책 ‘공정하다는 착각’ 표지.

#'능력주의'는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주장

마이크 센델 ‘공정하다는 착각’ (와이즈베리, 420쪽, 1만8000원)

베스트셀러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펴낸 마이크 센델 하버드대 교수가 8년 만에 새 책을 펴냈다.

책은 미국 현지에서 지난 9월 출간된 이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책 제목을 직역하면 ‘능력주의의 폭정: 과연 무엇이 공동선을 만드나?’다.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너무나도 당연히 생각해왔던 통념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그는 개인의 능력을 우선시하고 보상해주는 ‘능력주의’ 이상이 근본적으로 크게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우리 사회에서 과연 능력주의가 제대로 공정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공정함=정의’란 공식은 정말 맞는 건지 되짚어본다.

실제 기업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논란에서 비롯된 공정 채용 문제로 혼란스러운데다 정치권에서는 공정경제3법, 재난지원금 등을 두고 공정에 대해 각기 다른 해석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 책 ‘여행준비의 기술’ 표지.

#여행이 안되면 ‘여행준비’

박재영 ‘여행준비의 기술’ (글항아리, 240쪽, 1만4500원)

이른바 여행책이 아니고 여행준비에 관한 책이다.

의사 출신의 21년차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여행은 아무나 할 수 없지만 여행준비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팬데믹 시대, 여행을 못하도록 여러 나라의 국경이 폐쇄됐지만 여행준비까지는 손을 쓰진 못했다.

저자는 오랜 시간동안 갈고 닦아온 여행준비의 기술을 여행이 불가능한 시대에 공개한다.

언젠가 하게 될 다음 여행을 미리 준비하자고 결의를 다지면서 말이다.

책은 어떻게 하면 티켓과 숙박을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는지 따위의 비법은 말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 모두 돈이 부족하고 시간이 모자란 상황임을 감안해 어떻게 여행준비를 할 수 있는지 말해준다.

그러면서 여행만큼 여행준비 역시 재밌는데다 여행을 못 가더라도 더이상 상관없다고 강조한다.

여행을 준비하다보면 내가 가진 욕구와 가치관은 무엇인지 알게 되고 덤으로 타인의 취향까지 알게 된다는 게 그 이유다.

   
▲ 책 ‘최초의 것들’ 표지.

#인류의 삶을 바꾼 ‘엉뚱한 실수’

김대웅 ‘최초의 것들’ (노마드, 552쪽, 2만8000원)

‘알아두면 잘난 척 하기 딱 좋은 시리즈’의 열 번째 이야기다. 현재의 우리는 무심코 먹고, 입고, 쉰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그 모든 것이 어떠한 발전 과정을 거쳐 지금의 안락하고 편안한 방식으로 정착됐는지 잘 알지 못한다.

예를 들면 옛 선조들은 개울가에서 손빨래를 했다. 그러다 세탁기가 등장했다. 그야말로 혁명인 것이다.

인간 특히 여성에게 지긋지긋한 집안일의 지옥으로부터 조금이나마 벗어나게 하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주인공이니 말이다.

통조림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전쟁 때문에 개발된 기가 막힌 이 물건이 오늘날 인류의 식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생각하면 그 존재가치는 어마어마하다.

이처럼 책은 기발한 상상과 엉뚱한 실수로 탄생한 그 무엇이 인류의 삶이 바꿔왔는지 돌아보도록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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