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사업을 확대하거나 인력을 충원하지 않으면서 금융기관 대출규모가 둔화되고 있다.

25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2020년 9월중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신 잔액은 33조1675억원으로 전월 대비 1824억원 늘어났다. 이는 한 달 간 무려 4123억원이 증가한 전월과 비교했을 때 증가폭이 둔화됐다.

금융기관별로 보면 비은행금융기관은 9월 한 달 간 970억원이 늘어나며 전월 증감액(529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예금은행은 8월 3594억원에서 9월 854억원 증가로 증가폭이 둔화됐다.

특히 예금은행 대출잔액 증가폭이 둔화된대는 도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시설자금과 운전자금 모두 증가규모가 축소되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도내 중소기업들이 제품생산에 필요한 공장건물을 신·증축하거나 기계, 기구·설비 등을 구입,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자금을 빌리지 않으면서 시설자금은 9월 한 달 간 96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월 614억원이 늘어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또 기업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인력을 확충하지 않고 원재료비를 절감하면서 운전자금 증감액은 8월 2980억원에서 9월 759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기업대출 증감액은 8월 1322억원에서 9월 886억원으로 줄어들었으며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8월 366억원→ 9월77억원)을 중심으로 대출액이 축소하면서 8월 1209억원에서 9월 947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한편 9월 말 제주지역 금융기관의 수신 잔액은 30조276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무려 3030억원 감소했다. 이는 전월(-2982억원)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것으로 요구불예금과 저축성예금이 모두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