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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조선의 ‘비운의 왕’ 광해군이 제주로 유배 온 당시를 재조명한 연극이 펼쳐진다.

제주출신 배우 류태호가 창단한 극단 공육사는 12월 4일부터 5일까지 한라아트홀 대극장에서 연극 ‘멍’을 개최한다.

‘멍’은 광해군의 제주 유배 시절 삶을 모티프(motif)로 창작한 작품이다.

광해군이 마지막으로 4년을 보낸 제주에서의 이야기를 주 배경으로 왕으로서의 광해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광해’의 마지막 삶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기억과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극은 기억을 잃어 ‘멍’한 상태로 살아가던 광해가 기억을 되찾으며 느끼는 혼란과 정체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인생과 권력의 무상함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번 극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영화 ‘살인의 추억’ 원작으로 알려진 연극 ‘날 보러 와요’를 쓴 김광림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이다.

40여 년간 사실주의와 실험극을 주된 테마로 활동해 온 그가 제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이번 기회에 초연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배우 류태호가 ‘광’역을, 황석정이 ‘애영’ 역을 각각 맡은 가운데 김기남, 박경진, 이정주, 백진욱, 이유근, 박선혜 등 젊은 배우들이 제주 광대 역을 맡아 화려한 가면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 관계자는 “광대들이 제주어로 질펀하게 노는 모습이나 극중 무대에 보여지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 등은 관객들의 마음에서 광해의 기억이 더욱 가깝게 느껴질 것”이라며 “제주의 사계절과 함께 제주의 향토성을 보여주며 제주 공연문화의 발전에 의미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12월 10~13일까지 서울 방송통신대 열린관에서도 개최될 예정이다.

문의=010-8827-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