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4·3 동백으로 화현하다’ 출품작.

▲ 전시 ‘4·3 동백으로 화현하다’ 출품작.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제주4·3 당시 피해를 입었던 불교계를 중점적으로 다룬 순회전이 제주에서 개최된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주지 허운스님)와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 ㈔제주불교4·3희생자추모사업회(회장 부영주)는 오는 7일부터 16일까지 제주KBS 1층에서 ‘4·3 동백으로 화현하다’ 전시를 연다고 3일 밝혔다.

앞서 주최 측은 전국 5개 지역 순회전을 마친 가운데 마무리하는 의미로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

전시는 2017년부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와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 ㈔제주4·3범국민위원회,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가 공동 기획하고 그간 진행한 순례와 답사에서 나온 결과물들로 구성됐다.

특히 4·3으로 인한 종교계 피해 실태가 공식 발표되지 않은 상황 가운데 이와 관련한 진실규명을 목적을 가진다.

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은 “70여 년 전 4·3항쟁 당시, 불교 사찰은 공권력과 특정 종교를 가진 불법 폭력단체의 탄압에서 벗어나기 위한 피신처이자 무장대와 토벌대의 격전지였다”며 “스님 16명과 사찰 35곳이 불타는 아픈 역사와 제2의 무불(無佛)시대를 초래했던 야만적인 역사를 밝히기 위해 전시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개막식은 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날 개막식에는 도평초에서 희생당한 백삼만 스님의 후손인 백금남 소설가, 이성봉 스님의 후손인 금붕사 주지 수암 스님, 중문중을 설립한 원문상 스님의 후손 원용범씨, 월정사를 지키다 박성내에서 총살당한 덕수 스님의 조카 김동호씨 등이 참석한다.

전시를 도운 스님과 불자 등에게 감사패가 증정되며 코로나19로 일부 인원만 초청돼 진행된다.

양조훈 이사장은 “이번 전시는 4·3 당시 불교계 피해 조사가 작품화로 이뤄진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재단이 발간하는 추후 진상조사보고서에도 이와 같은 종교계 진실규명 등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