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오피니언제주칼럼
“대통령님 제발 기자회견 해 주세요”
임창준  |  객원 논설위원 / 전 제주도기자협회장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12.03  17:49:3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제주도청 기자실에선 각 실.. 사업소 별로 금주에 처리할 업무를 브리핑한다. 각 실. 국의 입장에서 보면 1주일에 한 번 브리핑하는 꼴이다. 국장. 실장이 업무내용을 설명하면서 기자가 그와 관련된 질문도 한다. 이런 기자의 질문에 속 시원히 답변 못하는 국장은 실력이 별로 없는 사람으로 보면 된다. 답변을 제대로 못하면 배석한 과장이나 담당자가 보충 답변을 한다. 어찌 보면 미니 기자회견이랄 수도 있다. 이 미니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도는 도민에게 도정을 보고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취임 초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각종 정치적 갈등과 현안에서 소통하지 않는 행보를 보이자, “비겁하고 무책임한 대통령”, “숨지 말라는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한 예를 들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님, 제발 기자회견 좀 해주십시오라며 대통령은 지금 어디 계신가, 계속 선택적 침묵에 빠지면 그 후과로 수반될 걷잡을 수 없는 국민 분노를 어찌하려고 하시겠는가 라고 비판했다. 부동산 문제, 경기 불황,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갈등, 가덕도 신공항 추진 문제 등 당장 시급하게 논의해야 할 사안이 많은데도 대통령이 침묵을 지키고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과의 소통은 기자회견이나 브리핑을 자주 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대통령이나 각료들은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기자회견을 자주 한다. 기자회견을 영어로 Press conference라고 한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기자(언론)와의 회의. 그만큼 기자회견을 높고 중시한다는 의미가 이 단어에 내재돼 있다. 문대통령이 취임 후 행한 기자회견은 통틀어 5번에 이른다. 박근혜 대통령(4)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이다. 문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기자회견을 연 것은 올해 초 신년 기자회견이 끝이었다.

반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 직접 브리핑·기자간담회(회견) 횟수는 150회에 이르고 이명박도 20회로 집계됐다. 국정 돌아가는 주요한 상황을 설명하는데 기자의 질문 내용에 따라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도 변화한다. 기자의 질()이 그만큼 높고 기자정신이 투철해야 한다. 기자회견을 하는 대통령이나 각료 등은 기자의 송곳 같은 난처한 질문엔 입을 닫고 곧장 회견장을 빠져나가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정황을 살핀 기자들은 국민적 관심사를 끝까지 캐물어야 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선 후 처음으로 백악관 기자회견을 가졌다. 여기서 만약 선거인단이 바이든 당선인을 선출해도 백악관을 떠나지 않을 것인가란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는 물론 나는 떠날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답변은 기자들의 여섯 번이나 같은 질문이 거듭된 끝에 나온 내용이었다. 앞서 기자들의 다섯 번의 끈질긴 질문에도 트럼프는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주장만을 반복했다. “엄청난 사기가 있었기에 승복은 어렵다는 거다.

그래도 선거인단이 바이든을 선출하면 승복할 것인가란 질문이 이어졌다. 그러나 여섯 번째 같은 질문이 나왔을 때야 백악관을 떠날 것이라며 처음으로 대선 승복의사를 밝혔다. 언론계에선 비록 엄청난 투표 사기가 있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반복했지만, 대선 결과 승복에 가장 가까이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을 기자들이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퇴임답변을 얻어낸 것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어땠을까. 대통령이 중도에 퇴장하고 기자들의 질문도 중도에 끝났을 게다. 미국과는 대조적이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