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길천 작가와 협업한 예술인들이 난산리 복지회관 벽면에 완성한 그래피티 작업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지난 4월 비자림로 확장 공사 구간에서 베어진 나무의 프로타주를 그렸던 고길천 작가가 새로운 ‘예술행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제주 제2공항 건설 저지 예술행동 벽화 프로젝트다.

공공장소에서 이뤄지는 낙서, 즉 그래피티(Graffiti) 작업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예술인들이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기 위해 시작됐다.

앞서 고 작가는 제2공항이 들어서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지역이 난산리와 수산리일 것이라 판단했다.

난산리 마을 이장 등 각 지역 관계자들과 협의 끝에 작업할 곳을 선정했다.

선정된 장소는 난산리 복지회관 벽면과 폐교 벽이다.

지난달 말부터 작업을 준비해 온 작가는 작업실에서 작품의 바탕이 될 밑그림을 거쳐 이달 2일부터 3일까지 난산리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이 작업에는 고 작가뿐만 아니라 강동균, 고경화, 김소영, 김선, 최성희, 카이아 카레 등 젊은 예술인들이 참여해 스프레이 작업 등을 도왔다.

그래피티 작업은 벽이나 그밖의 화면에 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을 말한다.

고 작가는 공판화 개념으로 밑작업을 해 놓은 이미지 위에 스프레이를 뿌려 작품을 완성했다.

난산리에 그려진 그래피티 작품은 ‘가족’과 ‘밀레의 이삭줍는 여인들’, 총 2점이다.

‘가족’은 한 가족이 모두 공군 헬멧을 쓰고 있는 모습이 담겼는데, 제2공항이 건설되면 닥칠 미래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를 뜻한다.

‘밀레의 이삭줍는 여인들’은 프랑스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작품을 공군 헬리콥터와 같이 결합시켜 패러디한 작품이다.

고 작가는 “제2공항은 결국 공군기지로 사용하려는 것이고 그에 대한 강한 반대를 표현하고 싶어서 그래피티 작업을 시작했다”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 가장 빨리 마무리할 수 있는 벽화 방식으로 그래피티 작업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인터넷 링크(https://www.facebook.com/classong/videos/3625871824148458)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고 작가는 이달 중 수산리의 한 밀감창고에서도 제주 제2공항 건설 저지 예술활동 벽화 프로젝트 일환으로 그래피티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